11월 11, 12일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비해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이 회의에 맞춰 '지구촌 평화를 위한 G20 세계 종교 지도자회의'도 서울서 열렸다. 이 대회를 주관한 '종교'국경'민족을 넘어 평화의 세계를 추구하는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 연합 단체'(GPIW) 디나 메리엄 의장은 "물질을 획득하고 소비하는 데 집중하는 현대사회는 내적인 성장과 삶의 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로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 행복이 참된 것이기를 희망한다. 그렇지만 희망하는 행복의 내용은 열이면 열 모두가 다르다. 행복이 물질 지향이냐, 정신 지향이냐의 측면에서 본다면 앞서의 두 회의는 동상이몽이 아니었을까.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 중에서 누구의 꿈이 참된 행복이고, 어떤 사람이 제대로 된 행복을 얻을 수 있을지는 정답이 없다.
"이번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당 실무자들 사이에 긴밀한 협조가 요청된다." "사람들의 요청에 못 이겨 그는 그 직책을 맡기로 했다." "아무래도 골목길로 들어가자는 손님의 요구가 마땅치 않은지 운전수는 침을 뱉으며 거칠게 차를 몰아 골목으로 꺾어 들었다."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는 항상 진취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앞서의 예문에 나오는 '요구'와 '요청'에 대해 구별해 보자. '요청'(要請)은 필요한 어떤 일이나 행동을 청함, '요구'(要求)는 어떤 행위를 할 것을 청하거나 받아야 할 것을 필요에 의하여 달라고 함을 뜻한다. '요청'은 필요한 일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쪽이 몸을 낮추고 부탁을 할 경우, '요구'는 무엇을 해달라고 당당하게 말할 권리가 있는 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요청' '요구'와 같이 '욕망'과 '욕구'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욕망'(慾望)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다. "그는 성공하려는 욕망이 너무 커서 친구마저도 출세의 도구로 삼았다."로 쓰인다. '욕구'(慾求)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을 뜻하며 "구성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로 활용한다. '욕구'는 물질적인 소유욕 등 만족시킬 수 있는 제한성(制限性)을 가진 데 비해 '욕망'은 '욕구'보다 큰 개념으로 한꺼번에 이룰 수가 없어 영속적(永續的)인 결핍을 내부에 지니고 있다.
앞으로 요구할 때는 당당하게 요구하고 요청이 필요할 때는 간절히 청하며 살아가자. 또 욕구든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 있다는 존재의 표시이기에 늘 간직하고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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