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든 방 보일러 밸브 조금 열어두는 게 되레 '절약'

알뜰 주부들의 '난방비 아끼며 따뜻한 겨울나기'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고, 바닥에 카펫이나 얇은 이불을 까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훨씬 높일 수 있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고, 바닥에 카펫이나 얇은 이불을 까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훨씬 높일 수 있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옷깃을 한껏 세우고 목도리를 친친 감고 종종걸음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다. 펑펑 난방을 하자니 난방비가 걱정이고 난방비를 아끼자니 으슬으슬 추워 감기에 걸릴 것 같다. 난방비를 아끼면서도 따뜻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으로는 내복을 입는 것이다. 내복을 입기만 해도 3℃ 정도 난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난방비를 절약하면서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결혼 생활 10년 이상 주부 6명으로부터 난방비를 줄이면서도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법을 들어 보았다.

▷틈을 막아라

창문 틈, 문풍지 틈으로 새어나가는 열만 막아도 집안이 훨씬 훈훈해진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조금씩 열어두기보다 환기가 필요할 때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짧은 시간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나 단독 주택의 경우 발코니, 벽과 새시 사이, 창문과 안테나선 사이 등 틈을 실리콘으로 막아 열 손실을 예방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집을 리모델링 할 때 새시만큼은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공신력 있는 회사 제품을 쓰는 것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시가 잘 된 집이라도 창문에는 두꺼운 겨울용 커튼을 달아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창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면 열손실을 35% 정도 줄일 수 있다.

▷효율적인 난방기구 배치

결혼 22년차 베테랑 주부 김영숙(대구시 북구 침산동) 씨는 "같은 보조난방 기구라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서 난방 효과에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창가에서 떨어진 거실 중앙에 난방 기구를 놓으면 창가의 찬 공기 때문에 실내 공기의 상하온도 차이가 크다. 같은 열기라도 사람이 추위를 더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창 가까이 즉,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곳에 보조 난방기구를 놓으면 방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덥혀지면서 전체가 훈훈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난방기구 위에 물주전자를 올려두거나 가습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난방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습도에 따라 피부가 느끼는 체감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똑똑한 보일러 이용법

결혼생활 12년이 지난 김정미(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씨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출입이 적은 방의 보일러 밸브를 아예 잠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험으로 볼 때 밸브를 잠가버리고 한 곳만 난방을 한다고 해서 난방비가 크게 줄지는 않는 것 같았다" 며 전체적으로 골고루 난방할 것을 권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경우도 있고, 도리어 오랫동안 밸브를 잠가두면 펌프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나기 쉽다. 펌프는 보일러 부품 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고장나면 손실이 크다. 또 특정한 방에 난방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특정한 방은 차가울 경우 벽과 바닥 등을 통해 발생하는 열손실이 더욱 커진다.

집 전체를 효과적으로 난방하기 위해서는 특정 방의 밸브를 잠그기보다는 난방이 잘되는 방의 밸브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온수 분배가 유달리 잘 되는 방의 밸브를 적당히 잠가 흐름을 억제시키면 집 전체의 난방이 이루어져 열효율을 높여준다.

▷카펫과 러그, 무릎 덮개

양숙희 씨와 박영화 씨는 "겨울철에는 바닥 냉기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냉기가 가장 심한 곳이 바닥인 만큼 거실 바닥에는 카펫을 깔고 현관이나 방문 앞에는 러그를 깔 것을 권유한다. 방 안에도 얇은 이불 하나 정도를 늘 깔아두면 열손실이 확실히 줄어든다. 밤새 난방을 한 경우라면 아침에 이불 하나 깔아두는 것으로 오전 내내 훈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펫을 깔고 생활할 경우 같은 난방비로도 2, 3℃ 정도 높은 체감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를 탈 때는 예열이 될 때까지 추우므로 무릎 덮개를 차에 갖다 두면 좋다. 집안에서도 무릎덮개를 덮고 지내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좋다.

▷따뜻한 차 마시기

주부들은 공통적으로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자주 마셔서 체온을 높여 줄 것을 권유했다. 건강에 좋은 대추차, 유자차 등도 좋고 인삼차, 홍삼차는 몸에 열을 내기 때문에 차 한 잔으로 훨씬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 특히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면 목을 부드럽게 하고, 목감기 예방에도 좋기 때문에 겨울철 감기 걱정도 덜 수 있다. 전문의들 역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감기 예방에 좋고, 설령 감기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회복이 빠르다고 조언한다. 잠을 자기 전에는 방에 젖은 수건을 늘어놓거나, 큰 그릇에 물을 떠놓으면 습도 조절에 도움이 되고, 자고 일어났을 때 목이 마르거나 칼칼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보일러 청소

결혼생활 35년이 지난 이남희(대구시 남구 봉덕동) 씨는 "보일러 내부를 매년 적어도 두 번 정도는 청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름보일러든 가스보일러든 연소 때 분진이 발생하고, 이것이 보일러 내부나 연통에 누적된다. 이렇게 되면 분진 때문에 열의 전달이 나빠져 보일러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일러 내부를 청소해주면 난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장을 예방하는데도 좋다고 한다. 해당 보일러 회사에 사후 서비스를 신청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청소할 수 있다. 여름철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보일러 역시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에 내부를 말끔하게 청소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고장을 막고 난방비를 아낄 수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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