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은 세계 각국이 치열한 연구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꿈입니다."
경북대 수의학과 병리학 교실 정규식(50) 교수는 신약개발 및 세포치료에 필수적인 줄기세포 치료기술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역량을 보이고 있다.
정 교수는 올 5월 소화기분야 세계 최고권위를 가진 의학저널 '헤파톨로지'(Hepatology)지에 표제논문을 게재,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소개한 주인공이다.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은 우리 나라 생명의학·과학자 중 1년치 논문을 검정해 영향력 계수(Impact Factor) 10점 이상 된 논문 저자에 한해 등재되며 매년 국내에서는 10건 안팎의 논문 저자들만이 오를 수 있는 명예의 전당이다.
정 교수는 또 이달 15일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이 우수 논문저자를 심사해 선정하는 올해의'보건산업기술유공자' 5명 중 1명에도 뽑혔다.
"23년간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인체임상적용 전 동물실험모델 구축과 치료제 개발 연구에 올인한 결과죠. 올해 발표한 헤파톨로지의 표제논문은 지금까지 연구의 집적물입니다."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는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간세포에서 비타민 C가 결핍되면 섬유화 과정을 거쳐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정 교수는 이에 착안, 유전자 조작을 통해 비타민 C가 결핍된 간세포를 가진 쥐를 대상으로 간세포의 섬유화 과정을 연구했다. 그러나 실험은 정 교수 가설과는 빗나간 결과를 보였다. 비타민 C의 결핍이 오히려 간세포의 섬유화를 억제했던 것이다.
간섬유화를 만들어 내는 간성산세포가 활성화되면 특정유전자(PPAR-감마)가 개입하면서 간세포의 섬유화를 억제하는 상태를 찾아냈다. 간성산세포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간섬유화의 촉진과 억제기전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그 결과 세포의 각종 변이(노화) 중 미세 환경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해당질환의 줄기세포 치료연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게 됐다.
1988년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정 교수는 이후 동일 연구분야에서 한눈팔지 않고 외길 연구인생을 걸어왔다. 그간 특허를 포함해 저술한 논문만도 600여 건.
"아이디어는 많지만 지방대학 연구실은 오로지 연구에만 매달리기엔 한계가 없지 않습니다. 특히 첨단연구 분야 지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특화 혹은 특성화 분야의 연구비 확보가 쉽지 않아 늘 고민이죠."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 교수의 실험실은 지난 10년간 석·박사 60여 명을 배출하는 등 지방의 한계를 뛰어넘는 참신한 연구실로 명성을 이어왔다.
아시아 수의병리학회 사무총장을 지냈고 현재 수석임원인 정 교수는 안동을 중심으로 발현한 최근의 구제역 발병에 대해서도 가축전염병에 대한 국제적 공지시스템 구축을 주장했다.
"이전에 제가 주장한 적이 있듯 철저한 모니터링과 이를 알릴 온라인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전염병의 전파나 발병 빈도를 훨씬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된 것은 홍보 부족과 느슨한 초기 방역 작업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2001년 경북대 수의학과 병리학교실에 부임한 정 교수는 자신의 전문분야에 있어서는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상북도 가축전염병 지역예찰 협의회위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전략연구기획 및 수의병리자문위원, 경북대 첨단의료복합단지 TF위원 등을 맡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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