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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재를 죽음으로 내모는 대입 제도는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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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한 재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이 학생은 지난해 1, 2학기 미'적분 과목에서 모두 F 학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보면 현재 정부의 주도로 각 대학이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허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로봇에 관심이 많았던 이 학생은 중학생 때 로봇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07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 대상, 2009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 3위 입상 등 60여 개 대회에서 입상했다. 로봇 분야 영재임이 분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계고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KAIST에 입학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로봇 산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이 학생은 학교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스무 살의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

입학사정관제는 창의력과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서류 전형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꿈을 위해 노력해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 공부에 찌든 학생들에게 희망적인 대안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제도의 맹점은 대학이 이들을 키울 여건을 준비하지 않은 데 있다. 로봇 꿈만 키운 이 학생은 대부분 과학고 출신인 동료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가 없었다. 이 문제점은 논술이나 어학 특기의 수시전형 합격생에게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특기생으로 들어왔지만 배우는 커리큘럼은 똑같아 성적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다.

정부와 대학은 이 학생의 절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제도를 철저하게 점검해 이들을 정말 영재로 키울 체제를 갖추지 못한 대학은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전형을 통해 학생을 뽑지 못하게 해야 한다. 대학도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영재를 죽음으로 내모는 제도라면 차라리 시행하지 않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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