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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 열린 교육] 초교생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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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한 것일까? 이 물음에 언뜻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 상황에 따라 행복에 대한 고민들이 다를 수 있다. 학원을 열심히 돌고 있는 아이들은 학원을 가지 않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형편이 안돼서 무언가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은 학원에 갈 수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잘 들으면 최소한 후회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각자의 입장에 따라 행복의 조건과 정도가 모두 다르다.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와 어떤 아이로 자라기를 원하는가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학습으로 얻어진 지식으로 찾아 볼 수는 있지만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스스로 겪는 경험이 포함되지 않은 지식 또는 교훈은 그냥 지나쳐버릴 가능성이 많다.

자신의 선택이 없다면 책임에 대해서도 배울 기회가 없다. 우리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하는 실수는 미리 선택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해 버린다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두고 선택하도록 강요한다면 그 밖의 것들에 대해 고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제한받게 된다. 물론 학생일 때는 스스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릴 때의 실패가 평생의 멍에로 지워지진 않는다. 오히려 본인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책임감 없고 즉흥적이라는 말이 많다. 이 아이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 또한 다른 이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정작 본인이 원하는 것은 어른들이 모르는 세계에서 얻게 된다. 그리고 빠르고 은밀하게 원하는 것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자유와 재미는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보상이나 대리만족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사실 대리만족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자녀들이 잘되고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히 원하는 바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들 삶에 조력자로서 만족하지 않는다. 삶을 설계하고 주관하는 위치까지 원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권을 휘두르는 것이다. 여기서 오는 반발은 언제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빠르고 늦음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해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아이 때 가져야 할 감성을 배울 기회는 오히려 잃어버리고 있다. 주위에 있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때 느끼는 기쁨을 여간해서 느끼지 못한다. 일찍부터 경쟁에서 노출되어 다른 이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비정함을 배워 온 덕분이다. 이 아이들의 삶이 정말 올바르다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주관자가 아닌 것이다. 아이들의 삶은 아이들이 주관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자. 혼자 힘으로 일어설 때가 그리 멀지 않았다.

김병현(공동육아 방과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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