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용학도서관 선정 '독서왕' 이정연·성훈 남매

학원 안 가고 책읽기 열중…"학과공부도 귀에 쏙쏙 들어와요"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용학도서관 열람실에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정연(오른쪽) 양과 성훈 군 남매.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용학도서관 열람실에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정연(오른쪽) 양과 성훈 군 남매.

"여행기를 읽으면 가보지 못한 곳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역사책을 읽으면 학교 선생님의 가르침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독서의 이유이자 재미인 것 같아요."

이정연(15·범물중 1학년) 양과 성훈(12·범물초교 5학년) 군은 최근 아버지 이광무 씨·어머니 강경자 씨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용학도서관이 주관한'책 읽는 가족'에 선정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정연 양은 200권, 성훈 군은 380권을 읽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밴 남매는 봄방학인 요즘도 하루 3권 이상의 책을 읽는 독서광.

성훈 군은 "왜 책을 많이 읽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워요."라고 한 마디 툭 던진 뒤 다시 책 속으로 눈을 돌렸다. 아나운서를 꿈꾸며 교내 방송국 아나운서 활동중인 정연 양은 '똑'소리가 날 정도로 말에 조리가 있고 발음도 정확했다. 독서의 폭도 경제, 역사, 기행문 등 다방면에 걸쳐있다.

"초등학교 때는 장래희망이 CEO여서 주로 주식 등 경제서적을 주로 읽었지만 친척 언니가 선물로 준'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를 읽고 감동을 받아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했고 힘들 때마다 읽어요."

남매가 독서를 생활화하는 데는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강 씨는 어릴 적부터 머리맡에서 정확한 발음으로 책을 읽어준 게 남매가 독서에 재미를 붙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또 방과 후에도 학원에 보내지 않고 독서를 시키고 있다.

정연 양이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한비야의'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다. 이 영향으로 정연 양은 요즘 기행문에 심취해 있다.

"한비야의 책은 다른 어떤 책이나 매체보다 오지 실상을 아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또 생동감이 넘쳐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뉴스 등에서 아프리카 문제가 나오면 자연히 관심이 가고요. 커서 사회봉사단체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정연 양은 7살 때부터 익힌 속독법을 그만두고 정독을 하고 있다. 주제와 내용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폭넓은 독서로 인해 정연 양은 학교에서 국어와 글쓰기를 가장 잘한다. 교내 백일장에서 수상도 많이 했다.

"독서는 학과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가족이 함께 갔던 유적지가 역사시간에 나왔을 때는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선생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정연 양 가족은 매일 저녁 9시 식사가 끝나고 아버지가 책을 펴면 자연스럽게 TV를 끄고 각자의 방으로 가서 독서에 열중한다. 주말엔 점심식사 후 온 가족이 가까운 용학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펴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져드는 것이 일상이 됐다. 역사와 기행관련 서적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정연 양 남매와 함께 역사책의 현장을 틈나는 대로 탐방하기도 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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