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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상상력, 낙서 같은 필체로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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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까지 최울가 작품전

▲최울가
▲최울가 '나는 꿈꾼다'(I'm dreaming)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딸기를 포크로 집어 먹는다. 그 순간, 그 남자의 머릿속에는 복잡한 회로도가 그려진다. 그 남자를 둘러싼 방의 모습도 기괴하다. 실험실 같은 방 안 유리병 속에서는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고 시계는 엉뚱한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최울가의 작품이다. 4월 2일까지 갤러리 분도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는 강렬한 원색과 유희로 개성 넘치는 예술 세계를 구축한 거장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흰 바탕 또는 검은 바탕의 캔버스 위에 그의 붓은 거침이 없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을 사용해 사물을 간략하게 기호화해 표현한 그의 그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주변 모든 사물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인 듯 천진난만하게 느껴지는 작품은 총천연색의 선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분도갤러리 아트 디렉터 윤규홍은 "최울가는 과학을 지시하는 합리적 시공간의 아이콘을 낙서 같은 필체로 해체한다. 정신 나간 과학자로 묘사되는 작가의 그림 속 대리자는 개나 여우, 하이에나 혹은 늑대 같은 동물들도 창조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매 순간 떠오르는 단순화된 이미지는 예술의 제도를 빌려 우리에게 생생한 세계로 펼쳐진다.

작가는 즉석에서 그리는 것 같지만 한 달 이상 심사숙고해서 작품을 내놓는다. 그의 과감한 선과 면에서 로베르 콩파스의 그림도 떠오른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뉴욕과 베이징 전시 이후 국내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 작품도 선보인다. 그림 속에 묘사된 개인지 늑대인지 모를 동물이 그림 밖으로 뛰어나온 것. 그 동물은 파스텔톤으로 화사한 빛깔을 띠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배 속에는 수박이 들어 있기도 하고 시계가 보이기도 한다. 방금 수박을 먹은 동물의 배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재미있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재미있는 상상을 확인할 수 있다. 053)426-561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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