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방사성 물질 확산으로 봄철 여행객들이 일본 대신 제주도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진 여파로 일본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중국과 태국, 베트남 등 해외와 제주도로 여행지를 바꿔 이곳의 비행기표는'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주부 김명혜(52'여) 씨는 4월 계모임에서 일본 오사카'교토 여행을 가려다가 제주도로 황급히 행선지를 바꿨다. 일본 간사이 지역은 지진 피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본 전역이 방사능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 씨는 "계모임 회원들과 의견을 모아 이달에 제주도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한번 갔었지만 갑자기 행선지를 바꾸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며 "제주도도 주말엔 비행기표를 찾을 수 없어 3박4일로 평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제주도와 동남아로 여행지를 바꾸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제주닷컴 황보경민 소장은 "최근 해외 대신 제주도로 떠나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봄과 비교해봐도 문의전화는 물론 실제 예약자들이 20~30% 늘었다"며 "이번 달은 대구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 편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K여행사 박혜영 대리는 "일본 여행을 예약했던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새로 예약을 했다"며 "지진과 방사능 여파로 여행 경비가 비슷한 동남아 국가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도'일본 지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휴학을 하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2주 동안 일본 여행을 준비했던 대학생 조미령(22'여) 씨는 최근 중국 북경으로 여행지를 바꿨다. 조 씨는 "복학하기 전에 혼자서 일본 배낭여행을 꼭 떠나고 싶었는데 불안해서 어쩔 수 없이 여행지를 바꾸게 됐다.
하나투어 대구지사에 따르면 3, 4월 일본여행을 취소한 여행객은 1천여 명에 이른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여행을 취소하는 대신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적지 않은 고객들이 여행 자체를 취소한다. 따뜻한 봄이 왔지만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돼 여행사들은 고민이 많다"고 걱정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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