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이쁜 발목, 흉터 걱정된다면 '발목 내시경 수술'

발목 질환 치료

얼마 전 발목 통증이 심해서 병원 족부센터를 찾은 대학생 한모(23) 씨. 의사로부터 "발목 관절도 내시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릎이나 어깨 관절경 수술은 들어봤지만 발목 관절경은 생소했기 때문.

한 씨는 중학교 시절 발목을 크게 삔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고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 후 조금만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도 쉽게 발을 삐는 증상을 겪었다. 최근 군 입대를 앞두고 몇 달 전부터 발을 디딜 때마다 발목에 심한 통증이 와서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 됐다. 정형외과 몇 군데를 다녔지만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발을 삐는 것을 의학용어로 '염좌'라고 부른다. 초기에 잘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오랫동안 서서히 발목 인대가 약해져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진행한다. 이런 환자 중 80%는 증상이 더욱 악화돼 발목뼈가 튀어나오거나 활액막 등 부드러운 조직이 두꺼워져 관절 안으로 끼어드는 '충돌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이런 상황까지 되면 걸을 때마다 심한 발목 통증이 생긴다.

한 씨의 경우 오랜 시간 방치한 탓에 '충돌 증후군'이 온 것.

대개 '만성 발목 불안정성'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인대를 봉합해 강화시켜주는 시술과 함께 발목 관절 안쪽에 다른 손상이 없는지 내시경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 발목 내시경은 환자들에게 생소한 수술법이다.

발목 내시경도 다른 내시경과 원리는 똑같다. 무릎 내시경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의 특수 카메라를 발목 관절에 넣어서 하는 수술로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법. 발목 2, 3군데에 5㎜ 정도의 상처만 내면 되기 때문에 피부를 크게 절개해 수술하는 것보다 부담도 적고, 좁은 관절 안을 크게 확대해 모니터로 보기 때문에 놓치기 쉬운 작은 병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씨는 발목 내시경 수술을 받은 뒤 10년 가까이 괴롭히던 발목 통증에서 벗어나 가벼운 달리기까지 할 정도로 회복됐다.

더블유병원 족부센터 윤현국 과장은 "발목 내시경의 경우, 수술 합병증이 적고 미용상으로도 유리할 뿐 아니라 입원 기간도 단축시켜줄 수 있어서 자주 권한다"며 "발목 관절은 관절 간격이 좁고, 전후 및 좌우로 깊숙한 부위까지 세심하게 확인한 뒤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족부(발) 전문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잘 발생하는 '골연골 박리'라는 질환도 발목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목뼈나 연골이 손상돼 벗겨지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문제가 생긴 부위를 모니터로 보면서 잘라내고, 이후 연골이 재생되도록 뼈에 작은 구멍을 내 뼛속 줄기세포들이 흘러나오도록 유도해 주는 수술을 한다.

이 밖에 발목 관절염이 있거나 관절 내 이물질을 제거할 때도 내시경이 쓰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이나 발목 통증을 진단할 때도 쓰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더블유병원 족부'족관절 전문의 윤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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