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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도호 중국女心 녹일 자신감 있어요" 도호 수석 디자이너 도향호 감사

패션 브랜드 도호(Doho)가 중국 진출을 확정했다. 그 첫걸음으로 올해 중국 백화점 5곳에 매장을 낸다. 베이징 췌웨이 광장, 상하이 쥬광 백화점, 항저우 따싸 백화점. 이는 중국 10위권 내의 백화점들이다. 중국 내 2천 개 매장을 운영하고 8천5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중국 리랑 그룹과 손잡은 결과물이다.

도호의 전체 디자인을 맡고 있는 수석 디자이너 도향호 감사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중국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백화점 매장에서 우리 옷을 많이 사가요. 아예 마니아가 되는 경우도 많죠. 중국에서 전화로 직접 문의를 하기도 해요. 그만큼 디자인 면에서 중국인들에게 끌리는 요소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국의 떠오르는 신진 기업체 사장은 주로 30대다. 그만큼 30, 40대의 소비력이 대단히 높다는 것. 샤넬, 루이뷔통 등의 전 세계 매출 1위 매장이 중국에 있을 정도다. 하지만 중국의 상류 계층은 유럽 명품의 미니멀한 라인에 싫증을 내는 사람이 하나 둘 늘고 있다. 화려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 라인을 강하게 원한다는 것. 도 감사는 이런 점에서 도호의 콘셉트와 부합한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도회적인 느낌의 커리어 라인입니다. 능력 있는 도시 여성들에게 어울리는 디자인이죠. 중국 여성들은 한국 여성보다 좀 더 특별하게 화려한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대구를 방문한 리랑 그룹 양우 회장은 도호에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3년 후 중저가의 도호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 2018년 매장 수 500개의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알렸다.

사실 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은 도호가 처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한국 브랜드들이 성과 없이 중국시장에서 물러났던 이유에 대해 양 회장은 "중국 현지 파트너를 잘못 만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패션 산업으로 기반을 다진 양 회장은 최상의 파트너라는 것이 도호 측의 판단이다.

"대구에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나와야 해요. 그저 그런 '지방 브랜드'에서 '도호'라는 이름을 서울에서 인정받기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섬유도시에서 좋은 패션 브랜드가 나올 수 있어요. 다양한 소재를 접하고 상품화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직접 소재 개발에도 관여한다. 서울 유수 브랜드의 월급 디자이너와 다른 점이다. 그는 섬유와 패션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그런 점에서 '밀라노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에서 최고 가는 브랜드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도호가 사랑받으면 한국의 소재까지 같이 뜹니다. 그런 점에서 섬유 소재 회사와 협력해 중국에서 대형 패션쇼를 여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뉴욕 콘셉트코리아에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유럽, 미국 시장에 이어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그는 이미 세계 시장 진출의 준비를 마쳤다. 한국의 소재가 그의 디자인을 입고 세계 시장을 누빌 날이 머지않았다.

최세정기자·사진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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