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 위험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동북부 대지진 탓에 그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해까지 폭발 가능성에 회의적이던 중국 지질전문가들도 입장이 바뀌고 있다. 중국과학원 류자치 원사와 중국지질과학원 리하이빙 연구원은 최근 "일본 대지진 직후인 지난달 15일 후지산에서 규모 6.2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는 후지산이 이미 활약기에 진입했다는 위험 신호"라며 "일본 대지진에서 방출된 에너지가 주변 500~60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지역의 화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백두산이 당장 분출할 가능성은 없지만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이다. 그러나 화산 폭발이 언제, 어떤 규모로 발생할지는 가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 지질학자들이 지난해 잇따라 백두산 화산 폭발 위험성을 제기했음에도 뚜렷한 징후가 없다며 일축했던 때와 대조된다.
국내 전문가들은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화산가스인 이산화황이 분출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14~2015년 재폭발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도 2017년쯤 폭발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기상청 등 관계 당국은 백두산 일대에서 열기가 올라와 나무가 말라 죽고 일부 지형이 솟아오르는 현상을 주목하고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백두산 화산 대응방안 연구'를 마쳤고, 매달 대책추진기획단 회의를 열고 있다.
기상청은 백두산 화산 폭발 전후 지진 가능성과 일본 동북부 대지진 때 나타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국가지진센터 운영 매뉴얼을 보완하는 등 상황별 대응 절차를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백두산 화산이 2017년에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소수고, 나머지 대다수는 2023~2024년쯤 폭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화산 폭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자 남북 전문가들은 12일 개성에서 만나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5월 초 평양이나 제3의 장소에서 전문가 학술토론회를 열고, 6월 중순 현지답사를 하기로 했다. 남한 전문가들이 현지답사를 하고 나면 백두산 폭발 위험 여부에 대한 진전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 전문가회의의 남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현재는 추측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자료를 얻고, 현지 답사를 해야 백두산 화산 폭발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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