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26)나이팅게일 왕원쩐(王文珍)

"환자가 소생하는 순간 가장 행복"

'백의의 천사' 왕원쩐(王文珍). 베이징 해군총의원(海軍總醫院)의 총 간호대장이다. 입대 33년, 응급진료실 근무 22년, 간호대장 17년 역임, 2009년 42차 국제 나이팅게일상 등 평범하지 않은 이력이다. 2010년 그의 이름을 딴 의료부대를 이끌고 아프리카 5개국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쳐 '군(軍) 중 나이팅게일'로 불렸다.

오전 7시 30분. 그는 매일 병원 내 13개 과의 어려운 문제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바로 응급실로 직행한다. 응급 환자가 앰뷸런스에 실려 오자 바로 현장구호에 나선다. 응급 현장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와 사투를 벌인 지 22년.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희생정신은 빛났다.

그의 나이팅게일 정신은 여러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1993년 응급실 당직 중 에이즈에 걸려 자살을 시도하다 이송된 환자를 맞았다. 환자는 혼수상태였으며 기도가 막혀 있었다. 특히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에 다른 간호사들은 감히 나서려 하지 않았다. 이때 그는 과감히 환자의 가래를 받아내려고 나섰다. 순간 환자의 분비물이 그의 온몸에 뿌려졌다. 삶과 죽음의 순간에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환자를 구하려고 나선 것이다.

2008년 5월 12일.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 그는 해군총의원이 파견한 의료대 소속으로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중상자들을 돌봤다. 당시 그는 "생명은 누구에게나 고귀한 것이다. '백의의 전사'로 환자의 생명을 내 몸같이 돌봐 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중국 전역에 폐렴이 기승을 부리자 해군총의원은 이전의 발열환자를 모두 병원으로 모아 치료를 했다. 이때 그는 폐렴의 치사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도 폐렴환자를 돌보는 데 자기 몸을 아끼지 않았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고귀하다. 고난, 위험, 심지어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생명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환자와 동료에게 생명의 희망을 심어줬으며 자기에게 닥쳐올 미지의 위험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간호사 생활 33년. 수많은 사람을 간호하면서 한번도 환자의 지위고하를 보지 않았다. 그가 본 것은 생명의 고귀함이었다.

또한 그는 자기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 2005년 1월, 왕 간호사는 복막 악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 병세를 발견한 지 두 달이 되도록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는 자기의 병세를 스스로 잘 알았지만 부하 간호사들이 설을 잘 쇨 수 있도록 설 당직표에 자기 이름을 올렸다. 수술 후 채 1주일이 안 된 시점에서도 통증을 참고 다시 응급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말했다. "환자의 생명을 의탁받는 순간 그들을 책임져야 한다. 한 명의 환자라도 다시 목숨을 구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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