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적게 드는 연료비를 바탕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채택, 택시산업 활성화와 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소형 택시제도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국토부는 2009년 12월'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시행 규칙을 개정해 소형 택시 기준을 배기량 1천500cc 미만에서 1천600cc로 변경했다. 아반떼나 포르테 등 배기량 1천600cc의 준중형급 차들을 소형 택시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으로 소형 택시 요금을 중형 택시의 80~9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었다. 다만 이미 출고된 차량을 감안해 도입시기를 2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소형 택시 운행시기를 7개월 앞두고 소형 택시에 포함될 '아반떼 택시'나 '포르테 택시'를 줄이고 있다.
대구법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역에서 운행 중인 소형 택시(현재 준중형급) 차량은 2009년 120여 대에서 1년 6개월 만에 절반 이하인 53대로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부터 낮은 요금의 소형 택시 제도가 도입되면 소형 택시에 편입될 준중형급 차량은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형 택시에 비해 연료비는 20%가량 아낄 수 있지만 그만큼 요금도 낮기 때문. 대구 중형 택시는 기본요금 2천200원(2㎞)에 150m당 100원, 시간 요금은 36초당 100원이 부과된다. 이에 비해 소형 택시 요금은 기본요금 1천800원(2㎞)에 170m당 100원, 기간요금은 41초당 100원으로 중형 택시의 80% 수준이다.
정부는 요금이 낮아지면 택시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요금이 몇백원 싸다고 해서 자가용을 버리고 소형 택시를 탈 승객은 없다는 것.
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요금이 싼 소형 택시는 사납금도 줄일 수밖에 없어 업체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며 "요금이 좀 싸다고 이용객이 늘어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준중형 차량을 구입해 영업을 하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들의 불만도 크다. 전국택시미래발전추진위원회 김순락 위원장은 "연료비를 아끼려고 준중형 차량을 샀는데, 줄이는 LPG값만큼 요금이 낮다면 누가 운행하겠냐. 이미 출고된 차량은 차령 만료일까지라도 소형 택시 편입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형 택시가 좌초될 상황이지만 대구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소형 택시 사업은 정부가 결정한 사안이다. 소형 택시 도입 여부는 업체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올 상반기부터 운행하려던 경형 택시와 소형 택시 사업을 백지화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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