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 속도전으로 이뤄지면서 장마철을 앞두고 붕괴, 침수, 안전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잦은 비로 인해 낙동강 공사 구간에서 이러한 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나 인근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의 부작용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낙동강 구미 광역취수장 일대에 설치된 가물막이가 유실되면서 4일 동안 물이 공급되지 않아 구미, 김천, 칠곡 등 인근 52만 가구의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후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아 8일 오후 상주보 인근의 가물막이가 쓸려 내려갔고 12일에는 달성보 가물막이의 물이 흘러넘쳐 소수력 발전을 위한 터빈 3기 등이 물에 잠겼다. 15일에는 구미 비산취수장의 가물막이가 붕괴됐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고였다. 하천을 준설하면 유속이 빨라지는데 이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채 임시 가물막이를 허술하게 설치하면서 초래된 사고였다. 6월부터 시작되는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유량과 유속의 증가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다시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올 들어 낙동강 공사 구간에서만 4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치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관련된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도 대규모 시멘트 구조물로 뒤덮여 환경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시작하기 전부터 논란이 일었으나 이 사업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은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밀어붙였다. 게다가 현 정부 임기 내에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공사 속도를 서두르면서 야간작업에 시달린 인부들이 안전사고로 숨지고 졸속 공사와 반환경적 공법으로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낙동강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 역시 수도권 대기업으로 이뤄져 지역 경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낙동강 사업은 지역에 상처만 주는 사업이라는 인식마저 생겨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장마철에 침수와 단수 사고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하고 공사 속도를 조절, 더 이상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에 대한 지적도 한 귀로 흘려듣지 말고 공사 방식을 친환경 공법으로 수정,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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