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반값등록금' 노선투쟁 조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대학생 등록금 반값 정책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안팎에서 좌향좌 정책이라며 이견이 쏟아지고 있지만 황우여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는 강한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어 정책 추진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싸움이 4'27 재보선 패배 후 불거지고 있는 당내 신'구주류 간 노선투쟁 양상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어서 향후 당 운영의 주도권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소장파를 비롯한 신주류는 친서민정책을 강화하려는 새 지도부의 의지에 지지를 나타낸 반면 친이계 등 구주류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한 '표(票)풀리즘'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황 원내대표가 밝힌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은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실시돼 왔던 등록금지원제도를 소득 하위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유럽 순방 중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반값 등록금에 대해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박 전 대표는 당시 "가난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새희망 장학기금'을 설치해 초'중'고와 대학의 등록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작년 지방선거에서 약속했던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황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 같은 황 원내대표의 구상은 집권당의 부실한 친서민정책이 지난해 실시된 지방선거는 물론 4'2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이었다는 자성에서 나온 것이다. 신주류로 부상한 소장파도 황 원내대표의 노선에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성난 민심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도권 국회의원들의 경우 '이대로 가다가는 전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어서 당의 좌향좌 행보를 더욱 환영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싸늘한 반응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안는 것이 정당의 존립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정된 정부 예산을 이유로 황 원내대표의 구상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달 20일 '야당을 따라가지 말라'고 언급하며 반값 등록금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 새 지도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집권 여당으로서 현재의 예산 규모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시작으로 당내 친이계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심재철 전 정책위의장은 "새로운 당 지도부의 정책 1호가 표(票)퓰리즘인가"라고 지적하며 "아무리 표가 급해도 우리의 재정에 맞지 않는 표퓰리즘을 내세워서야, 나라만 결딴난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심 전 의장은 대학에 대한 지원은 성과에 상응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며 성과와 상관없는 복지형태의 지원은 대학 구조조정을 더욱 더디게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청와대는 물론 정부 쪽에서도 재원조달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는 24일에도 등록금 반값 정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론을 모으고 6월 중 국민 공청회를 열어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정책 마련에 임하고 있다"며 "오해도 없지 않으나 진짜 취지는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오는 30일부터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시속 260㎞급 KTX-이음이 본격 운행되며, 중앙선과 동해선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어 지역 이동 편...
국민 MC 유재석이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