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몽준, 박근혜 대선서 손학규에 역전될 수도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가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다고 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오차 범위 내로 따라왔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역전될 수 있다는 경고다"며 "어떻게 해야 현 상황을 타개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18대 국회를 시작하며 관리형 대표체제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대통령) 임기 후반에도 이런 이름을 듣는다면 스스로 정당임을 부정하는 집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7월 전대에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예상되는 분이 모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 건 이제야말로 당을 책임지고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대표는 전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7월 열리는 전당대회 방식이 '바꾸지 말자'는 박 전 대표의 뜻에 따라 현 규정대로 열리게 됐지만 나는 '바꾸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여당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당은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의 중심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어려운 때 중심이 되는 인재를 제한하는 규정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30일 관철된 '선출당직과 대선 주자 분리를 규정한 현행 당헌을 유지하자'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은 한마디로 당의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전 대표는 또 작심한 듯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내년 총선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당원들도 다 궁금하게 생각할 것이다"며 "박 전 대표는 당에 들어와서 도와주는 게 상식에 맞다"고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만남의 모양새를 겨냥한 듯 "원내대표를 당 밖에서 만나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구에 다시 출마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선 출마의 희망을 갖고 있음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1년여 만에 대구를 찾은 정 전 대표는 대구경북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도 잊지 않았다. 정 전 대표는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산업화, 민주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지역이다"며 "우리나라의 마지막 숙제로 남아 있는 통일과 선진화에도 커다란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침체된 지역경제에 대해 우려하면서 "섬유산업이 사양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산업을 육성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태양광, 풍력산업 등 신성장 동력 산업이 대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총리실에서 결론을 내고 이를 대통령이 따르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책임있는 정부 결정이 아쉽다"고 정부의 백지화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과학벨트와 관련해서도 "적지 않은 예산(1조5천억원)이 대구경북에 배정됐다. (예산배정된) 취지에 맞게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기자 간담회 이후 경북대학교를 방문, 특강을 통해 학생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창업을 통한 도전에 나서볼 것도 권유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 고문 자격으로 대구스타다움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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