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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노인요양시설 서비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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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요양병원 39· 요양원 151· 재가시설 590곳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노인요양시설이 우후죽순 늘면서 요양시설들이 요양 대상자나 요양보호사 빼가기 등 과당 출혈경쟁에다 경비절감만을 앞세워 의료서비스는 뒷전이다.

◆제살깎기식 과당 경쟁

노인요양시설이 급증하면서 아예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거나 요양 대상자를 빼가는 출혈경쟁이 늘고 있다. 요양원 입원자들은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진료비의 20%인 월 45만~50만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야한다. 요양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받는 나머지 80%의 보험료를 두고 노인 빼가기 등 과당경쟁을 하고 있다.

한 요양원 원장은 "대구시내 요양원 중 절반은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있고, 다른 요양원의 노인과 요양보호사를 빼가는 일도 흔하다"고 털어놨다. 요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요양원이 최근 다른 요양원의 노인과 요양보호사 5명을 빼가려다 다툼이 있었다고 전했다.

요양원들이 수익 챙기기에 골몰하다 보니 의료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1일 오후 찾은 대구 시내 한 요양원의 노인들은 상당수가 소매가 닳아버렸거나 오물로 얼룩진 옷을 입고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노인들의 식단차림표는 된장국에 취나물, 두부, 김치가 전부였다. 한 끼 당 식재료 단가를 2천원에 맞추다 보니 식사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곳의 한 노인은 "간식으로 이틀에 요구르트 한 개를 먹는 것이 전부"라고 푸념했다.

규모가 큰 요양병원도 시설이 열악하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2009년 기준)에 따르면 대구의 요양병원 가운데 1등급을 받은 병원은 전체 37곳 중 단 한 곳도 없었다. 17곳이 기준 미달인 4'5등급으로 평가됐고, 3등급 14곳, 2등급은 6곳에 불과했다. 요양병원은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으로 입원한 노인이 대다수이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를 두고 있는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낮은 문턱이 시설 양산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내 요양병원은 2000년 6곳에서 지난해 말 39곳으로 10년 만에 6.5배 증가했다. 노인요양원도 지난해 말 기준 151곳, 방문간호 등을 하는 재가요양시설은 590곳에 이른다.

요양병원이 급증하는 것은 시설이나 인력기준이 일반 병원에 비해 느슨하기 때문. 일반 병원은 환자 20명 당 의사 1명, 환자 2.5명 당 간호사 1명이 있어야 하지만 요양병원은 환자 40명 당 의사 1명, 환자 6명 당 간호사 1명만 확보하면 된다. 간호사도 3분의 2는 간호조무사로 대체할 수 있다.

대구시내 모 요양원 원장은 "요양원을 설립하려면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자격증을 소지해야 하지만, 자격증을 가진 직원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심지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요양원으로 전업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의료보호 전문가들은 정부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에 시장을 개방하면서 노인요양시설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모 영남대 교수(지역및복지행정학과)는 "시장에만 맡기다 보면 과당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적정한 운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공공재원으로 지원하되 철저한 평가 제도로 옥석을 가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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