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소다 대구 섬유 발목 잡나?'
단순한 자동차 부품 하나를 만드는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멈춰선 것처럼 대구 섬유업계가 염색 원자재 하나로 고민에 빠졌다.
태풍과 원전 누출 등으로 일본 대지진 복구가 늦춰지면서 주요 염색 원자재인 가성소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국내 가성소다 제조 기업 역시 해외 수출에 집중하면서 수량이 줄어든 탓이다.
10여 년 만에 활황의 기회를 잡은 섬유업계는 가성소다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생산물량 확보와 가격조정을 정부와 산업계에 요구하고 있다. 염색이 섬유업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니 염색이 멈춰서면 전체 섬유업계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는 감량가공(섬유의 무게를 줄이는 것)용 약재로 염색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원자재.
지금까지 가성소다는 국내에서 한화와 LG, 삼성 등 대기업이 생산해왔다. 일본에서도 대량 생산해 자국수요는 물론 해외에 수출해왔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내 생산기반이 대거 붕괴돼 일본이 이제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뀌었으며 호주를 비롯한 타국 역시 수입국을 한국으로 바꾸면서 한국산 가성소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성소다 제조회사가 국내 공급가격보다 수출가격 단가가 훨씬 유리하다는 점에서 국내 공급을 기피하고 수출에 집중하면서 국내 물량이 더욱 줄었다"며 "모처럼 섬유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외부적인 요인이 발목을 잡을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요인으로 올 2월까지 ㎏당 230원 선에 거래되던 가성소다 가격은 지진 이후 40원이나 껑충 뛰었고 6월 들어 400원대를 돌파했다. 일본의 복구 작업이 지연되면서 가격급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염색업계는 가성소다의 품귀현상과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국내기업의 생산물량 확보 및 가격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에 긴급 건의문을 내고 정부가 가성소다 국내 공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생산물량을 우선적으로 국내 산업계에 공급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류호생 전무는 "다른 부분에서 생산비용을 줄이는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을 최소화하면서 주문량을 처리 중이다"며 "아직까지 염색작업이 힘겨울 만큼 가성소다가 부족하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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