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한판 붙자.'
대형마트 자체상표(PB) 상품이 진화하고 있다. 경쟁상품을 베껴 가격만 낮춘 '짝퉁'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이는 소비자들이 무조건 값싼 상품을 찾기보다는 품질을 고려해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대를 구분해 '프리미엄 PB'를 만들고 있으며 이마트는'베스트'(BEST), 홈플러스는 '프리미엄'을 내놓으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대형마트가 프리미엄 PB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매출도 상승세다. 이마트의 경우 PB 상품 매출이 2006년 전체 매출의 7%에서 2010년에는 24%로 판매율이 3배 이상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2006년 18%에서 2010년 27%로 판매가 크게 늘었다. PB 상품의 매출 순위에도 프리미엄 PB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브랜드전략팀과 품질혁신담당 등을 운영해 PB의 품질에 신경 쓰고 있고, 홈플러스는 유통업체의 틀에서 벗어나 제조업체와 함께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디자인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위해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이나 명화를 포장에 삽입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친환경, 유기농 전문 PB 상품도 출시했다.
최근에 눈에 띄는 프리미엄 PB는 간편조리식. 한정된 메뉴에 값싼 음식에서 벗어나 한식, 중식, 이태리식, 태국식까지 레스토랑보다 다양한 종류에 맛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식품에서 시작된 품목도 생활용품, 의류, 소형 가전제품에 대형마트당 1만5천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해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렴한 상품보다는 품질이 좋은 상품을 찾는 추세"라며 "대형마트 간 고급 PB 제품 개발에 대한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PB 제품의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통 공룡인 대형마트가 제조업까지 진출하면서 중소 제조업체는 판로가 막히고 매출 감소 등 심각한 타격을 입는 탓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대형마트에 비해 떨어지는 소매 유통점들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중소상인들은 "대형마트의 PB 제품 판매 비율이 올라가면 제조업체들의 상대적인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대형마트들이 유통에서 생산까지 영역을 넓히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규제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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