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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당첨자=신세리(대구 동구 지묘동)
다음 주 글감은 '층간 소음'입니다
♥ "내달부터 현미채식 할거다"
출산 이후에 야금야금 살이 찌고 있다. 처음에는 뱃살이 줄지 않는다 싶더니, 팔뚝이 조금 굵어지고, 허벅지가 둔해진다 싶더니 곧이어 몸무게가 수치상으로도 눈에 띄게 늘어난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민단체에서 진행하는 '현미채식 다이어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황성수 박사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니, 현미채식은 자연에 가까운 음식일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음식이다. 내가 어떤 것을 먹느냐는 문제는 나는 어떤 인간인가와도 맞물리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쓰레기와 같은 음식들을 마구 던져 넣었던 내 몸에 대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한 달간 현미와 채식으로 식사를 했다. 쉬워보였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멸치 육수를 먹어서도 안 되고, 젓갈이 든 김치는 씻어서 먹어야 했다. 햄, 어묵 등의 간편한 반찬은 포기해야 했고, 채소로 반찬을 만들어 먹어야 했다. 현미밥을 오랫동안 꼭꼭 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일주일쯤 지나자, 얼굴빛이 환해지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그리고 몸이 아주 가벼워지더니, 점차 몸무게가 빠지는 게 아닌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는 것만 바꿨는데도 말이다. 한 달이 지나자 3㎏이 빠져 있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즐기던 간식을 다 끊어야 했고, 외식을 할 때면 혼자 현미밥을 싸가서 고기를 제외한 반찬만 먹어야 했다.
한 달간 참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내 결심은 다시 무너지고, 지금은 잡식성으로 바뀌어버렸다. 여름을 앞두니 또 슬슬 다이어트 생각이 난다. 지면을 빌려 7월 1일부터 현미채식을 할 거라 공표해본다. 부디 맛있는 음식으로 나를 유혹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김송희(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달 고생'이 3일 만에 원상 복귀
다이어트! 그 험하고 먼 길을 아내와 같이 출발하기로 하고 매일 저녁마다 인근 공원을 돌며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땀복을 입고 팔을 힘차게 흔들며 야무지게 운동했다. 한 달가량 지나자 '살 빼는 것 일도 아니네'하며 아내는 허리의 군살이 착 달라붙었다며 꽤 흡족해 했다. 정말이지 살이 쏙 빠진 기분이 들었고 몸도 훨씬 가벼워졌다.
아내가 옷을 한 치수 줄여야겠다고 호들갑을 떤 것도 잠시, 형제들이랑 휴양림으로 휴가를 떠나 2박 3일 동안 부어라, 마셔라, 구워라, 뒤집어라 하고 나니 3일 만에 원상복귀되고 말았다. 한 달 동안 뺀 살, 3일 만에 다시 달라붙었으니 감히 다이어트했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한 달 동안 땀 흘려 얻은 큰 기쁨을 송두리째 빼앗긴 기분이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산 속의 분위기에 취해 식탐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였다. 이제부터는 절대로 욕심내어 살을 빼려하지 않는다. 살빼기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면서 출렁거리는 살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옷맵시가 좋아 기분은 짱이다.
양일용(대구 달서구 용산동)
♥ 뛰고 허기 참아도 여전히 "돼지"
나의 별명은 흑돼지다. 도시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치고는 어울리지 않게 유난히 얼굴이 검다고 하여 흑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다가 결혼하자 자취생활에서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무진장 먹은 탓으로 돼지가 되어 그만 흑돼지가 된 것이다. 매 끼니를 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였는데 아내가 해 준 음식은 무엇이든 다 꿀맛이었기에 살찌는 건 시간문제였다. 게다가 주말이면 고향으로 달려가 모내기와 밭갈이며 어른을 도와드려야 하니 주중에는 직장인, 주말은 농부로 살아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흑돼지가 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돼지'란 말이 왜 그리도 듣기 싫은지.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져 갔다. 그건 아마도 직원들의 회식자리였을 거다. 신나게 보쌈을 싸 먹고 있는데,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이 꼭 돼지 같다'는 절친한 동료의 말에 갑자기 뒷골이 띵했다. 그는 흔히 농담으로 돼지 같다는 말을 했지만 그날따라 가슴에 콱 박혔다. 그날은 기분이 나빠서 배가 터지도록 먹어댔다.
다음날부터 기필코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고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 그러나 아무리 뛰고 허기를 참으며 굶어 봐도 '돼지'를 면치 못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이제는 '귀여운 돼지'라 불리는데, 동료는 돼지띠라서 그렇게 불러준다며 위로해 준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집념을 아직도 진행 중이다.
류용현(대구 북구 동천동)
♥ 눈만 뜨면 체중계 올라
중학교 1학년 시절,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경도비만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비만 판정이 나오면 방과 후에 비만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여러 훈련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2학년이 되고 나서는 정상 판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체중 조절을 하지 않으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생겼다.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항상 다이어트를 생활화하였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체중계에 올라가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체중계에 올라 하루를 마무리했다. 식사 속도를 늦추기 위해 왼손으로 서툰 젓가락질을 하며 천천히 밥을 먹고 식사량 조절도 하고 배, 허리, 허벅지 등 각 부위별로 도움이 되는 운동을 찾아보면서 TV를 볼 때나 틈틈이 생기는 시간을 활용한 다이어트가 거의 습관처럼 몸에 배어 일상이 되었다. 그렇게 노력을 하니 발목도 가늘어지고 허벅지 살도 빠지며 예전에 못 입던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어 뿌듯하였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바쁜 생활과 각종 맛난 음식에 빠져 관리가 허술해졌다. 다가오는 방학에는 다시 체중관리에 돌입하자고 다짐한다.
장보경(대구 북구 고성동3가)
♥ "좀도리 운동 펼치자"
1960년대 말과 70년대 초 보릿고개를 지난 어르신들께는 다이어트란 생소한 단어보다 영양실조란 단어가 더 흔한 시절이었다.
그 시절 간혹 닭을 한 마리 잡을라치면 뜸(한 동네 안에서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 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깃국을 맛보는 호사를 누린다. 삽짝 거리에다 큼지막한 가마솥을 내걸어 절반가량 물을 채운 뒤 고사리, 토란 등 근처 남새밭 이곳저곳에서 모아온 푸성귀와 함께 닭을 넣어 서너 시간은 족히 불을 지핀다. 이윽고 닭의 형체가 사라지고 고기라고는 풀어진 실처럼 변해버린 국물에 식은 밥 한 덩이를 말아먹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크기는 다소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 사람이 통닭 한 마리를 먹는다. 그것도 모자라 팝콘, 햄버거, 컵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보니 살이 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몸무게 꽤나 나가는 편이라 관리상 가끔씩 저녁시간에 수성못 주위를 돈다. 수성못을 돌 때면 지인을 만나고 싶은 맘 반,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맘 반, 만약 지인을 만난다면 십중팔구는 술자리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조금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옛날 사람들이 불우한 이웃을 위해 한 줌씩 쌀을 모으던 좀도리(절미:節米)운동처럼 나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한 끼의 식사에서 한 숟갈씩 줄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이원선(대구 수성구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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