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는 저에게…' 유승민에 묻어가기?

비전발표회 나선 후보들 유 의원에 대한 애정 과시

24일 대구에서 유승민 의원의 주가는 '상한가'였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대구'경북 비전발표회'에서 각 후보들은 저마다 유승민을 이야기했다. 한 표는 유승민을 찍고 나머지 한 표는 자신에게 달라는 호소였다. '유 의원과 함께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 '대구경북의 미래'라는 표현을 써가며 유승민 후보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유 의원의 홈그라운드인 '대구경북'에서 유 의원과 함께하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유승민 편승' 전략인 셈이다.

권영세 후보는 전임 지도부가 또다시 선거에 나선 점을 비판하며 "정말 우리당에 인물이 없느냐. 여러분이 사랑하는 대구경북의 미래, 유승민 의원도 있지 않느냐"고 말해 권 후보 지지지들보다 유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더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박진 후보 역시 전날 칠성시장을 가 본 사실을 소개하면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상인들 모두 울상이었다. 정말 대구'경북의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표가 되면 대구경북이 낳은 경제 전문가 유승민 의원과 손잡고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유 후보 다음에 나선 남경필 후보도 "유승민 후보가 정말 말씀을 잘 하신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남 후보는 또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며 "수도권과 경기도의 젊음 피를 박 전대표에게 몰아 주겠다"고 덧붙여 친박계 대표 유승민에게 힘을 보탰다.

홍준표 후보도 "나는 초중고교를 대구에서 나왔고 7명의 후보 중 유승민 후보와 나만 대구사람"이라고 지역의 표심을 자극한 뒤 "당 대표는 홍준표가 하고 유승민 후보는 최고위원으로 꼭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나경원 의원도 유승민과 함께하겠다며 '유승민 편승 대열'에 몸을 실었다.

이 같은 수도권 출신 후보들의 애정공세에도 불구, 유 후보는 수도권 의원들에 대한 반감을 감추지 않으며 독자노선을 갈 것임을 강조했다.

유 후보는 "TK 후보라서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고 한다. 1등 하지 말고 2등 해서 그냥 최고위원이나 하라고 한다. 1등은 수도권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며 수도권 대표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어 "일곱 명이 출마했는데 지방출신은 혼자다. 지역균형발전, 죽어가는 지방 살리기를 약속한 후보도 유일하다. 대표로 만들어 주면 지역균형발전을 한나라당의 새로운 정책목표로 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