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태경은 그의 회화에 있어 주된 오브제인 자연의 풍경과 식물들을 주로 그리고 있다. 가까운 곁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이라고는 하지만 일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는 이 또한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긴 시간 속에 함께 있었음에도 지나쳐 소외되고 버려졌던 사물들에 대해 시간의 찰나를 뽑아 캔버스 위에 올려 압축된 조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30여 년 동안 대구에서 활동하면서 '나는 집으로 간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스스로의 철학적 물음에 대한 답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한 경북 성주의 산과 들, 그리고 그 품에서 자라는 과일과 채소들이 주류를 이루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쉽게 지나쳐 버렸던 사물들에 대해 그는 그림을 통해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며 서정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조형언어는 한마디로 '선'(線)이다 단순 간결함에 힘을 실어 밀어 내고 뻗쳐 낸다. 군더더기 없이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때론 상하 덧댐 없이 흐르는 물처럼 연동된 각각의 선은 이내 하나의 조형으로 완성된다.
그의 선은 마치 한국화의 필법인 갈필의 러프(Rough)한 터치처럼 담대하면서도 다이내믹한 힘이 있다. 그런 원초적 감정을 실은 화필은 캔버스 위에서 현란한 춤을 춘다. 그리고 물감의 흘림과 닦음의 반복으로 일정의 선을 흐릿한 면으로 만들어 낸다. 이러한 비구상적 화면구성은 거칠지만 따뜻함이 배어 있다. 그 따뜻함은 자연의 서정을 자기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로 풀어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갤러리&심포지움홀 토마 대표 박재근
▶~17일 갤러리 토마(010-3512-8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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