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되고 싶다면 굳이 외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보다 환경이 열악한 곳의 아이들을 돌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7월 마지막 주말, 올해 대입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대구 고교 3년생들의 열의가 무더위를 무색케 했다. 고3 수험생 150여 명은 지난달 30, 31일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주최로 계명대학교에서 열린 수시캠프에 참가, 수시 경쟁력을 높이는데 열을 올렸다.
30일 오후 찾은 계명대 명교생활관 협력동 각 강의실에서는 수시캠프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계명대 이영, 고경숙 입학사정관은 덕원고 이준영 교사와 함께 모의면접을 이끌었다. 자기소개서를 읽고 난 뒤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가자, 답을 하던 학생들은 이내 말문이 막히곤 했다.
이영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묻는 것이니 당황할 필요 없이 차분히 대답하면 된다"며 "질문자와 눈을 맞추면서 자신감 있게 얘기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덕원고 이준영 교사는 "자기소개서 작성 후 띄어쓰기와 맞춤법은 물론 속어 표현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의면접을 마친 학생들은 저마다 "떨려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아무 생각이 안나 답을 제대로 못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강나영(구암고 3년) 양은 "면접 경험이 처음이어서 긴장을 한 탓에 마음먹은 대로 얘기를 못한 것 같다"며 "이번에 얻은 조언을 메모해뒀으니 실제 면접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멘토-멘티의 만남' 프로그램에서는 수도권 명문대 재학생 10명이 멘토로 나서 대입 준비 과정, 학교별 전형 방법, 대학 생활 등 수시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수시모집 서류 준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종규(서울대 환경재료학과) 씨는 "대규모 대회가 아니어도 괜찮으니 활동 경력과 수상 내역을 빠짐없이 적는 것이 좋다"며 "특히 특기자 전형에 응시하려면 수학, 과학 과목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면접이 진행된 강의실 두 곳 중 한 곳에선 프랑스의회가 내놓은 히잡(이슬람교도 여성들이 쓰는 머리 수건) 금지안을 두고 학생들이 찬, 반 양쪽으로 나뉘어 토론을 벌였다. '민주국가인 프랑스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복장 강제를 금지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최선(덕원고 3년) 양은 "문화의 다양성을 외면한 것일 뿐 아니라 이슬람교도 입장에서는 특정 종교에만 제한을 가하는 역차별이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캠프 참가자들은 네 팀으로 나눠 이튿날까지 번갈아 수시모집 개별 상담, 자기소개서와 논술 특강 과정까지 마쳤다.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정확한 수시 정보를 얻기 쉽잖아 한꺼번에 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전형 과정을 체험할 수 잇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특히 대구 학생들이 면접 현장에서 말문이 터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은 데 모의면접을 통해 자신감, 적응력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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