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급식인원 13만5천763명, 총 급식 수 36만6천739식, 투입 인원 586명, 총 메뉴 332종.'
선수들과 대회운영요원에게 제공되는 급식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한 단단한 버팀목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좌우하고, 대회 관계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급식은 호텔 인터불고가 운영하는 급식사업단이 맡았다. 대회 규모만큼이나 급식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주방은 이미 전쟁 중=4일 오후 대구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대회 선수촌 선수임원식당. 이곳에서는 선수촌 입촌이 시작되는 오는 10일부터 퇴촌하는 다음 달 7일까지 한 달여 간 급식을 제공한다. 선수촌 공개행사를 앞둔 주방은 이미 전쟁터였다. 스팀솥에는 파스타를 위한 토마토 소스가 끓고 있고, 파스타 소스를 위해 잘게 손질한 파프리카와 브로콜리가 한가득 쌓여 있다. 자동식기세척기는 수백여 장의 식기를 끊임없이 뱉어냈다.
바쁘게 움직이던 주방에 갑자기 불호령이 떨어졌다. 개수대에 야채 조각들이 널려 있는 광경을 목격한 급식사업단 조창래 선수촌 팀장의 목소리였다. 선수임원식당과 미디어식당을 책임지고 있는 조 팀장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요리사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동아시아 4개국 축구대회 등 대구에서 열린 굵직한 국제대회를 모두 거쳤다. 그런 조 팀장도 "이번 대회처럼 큰 행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식재료 양도 상상초월=대회 기간 중 급식 장소는 모두 16곳이다. 선수촌에는 선수임원식당과 미디어촌 미디어식당, 대회운영요원 식당 등 3곳이 있고, 경기장에는 VVIP라운지와 VIP라운지, 프리미어라운지, 심판 및 경기운영요원식당, 대회운영요원식당 등에서 식사를 제공한다.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 인근 KT 동대구지점에서는 로드레이스 VIP를 위한 라운지가 설치된다.
선수임원식당은 전체 식당 16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한 끼에 3천600여 명이 식사를 해야하기 때문. 대형 3단 밥솥은 1개당 240인분의 밥을 지을 수 있고, 300인 분을 조리할 수 있는 대형 스팀솥과 그릴도 10개나 된다. 한 번에 1천200인 분을 만들 수 있다. 메뉴만 55~57종이다. 해외 선수가 대부분인 만큼 양식 위주이고, 닭튀김, 양고기, 갈비, 볶음밥, 감자, 파스타 등 외국선수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구성된다. 메뉴도 국제육상연맹(IAAF)의 승인까지 받았다. 이슬람국가에서 온 무슬림 선수들을 위해 할랄(이슬람교 계율에 따라 도축된 고기) 음식 전용 배식대도 운영된다.
소요되는 식재료 양도 어마어마하다. 닭고기 4t, 돼지고기 3t, 쇠고기 9t, 양고기 2t, 수산물 3t, 쌀 10t, 야채류 40t이 들어갈 전망. 식재료는 무려 470종, 개수는 498만881개에 이르고 금액으로만 1억7천504만원어치다. 할랄 식재료는 대구에서 취급하는 곳이 없어 부산에서 공수할 예정이다.
16곳의 식당에서 일하는 조리사와 홀 서빙 요원만 586명에 이른다. 계명문화대 관광호텔학부 학생 200명과 상서여상 조리과 80명, 구미 경북생활고 학생 40명 등이 참여했고, 인터불고 호텔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조리사들도 총동원했다. 이들을 모집하는데만 2개월이 걸렸다.
◆늦더위가 가장 큰 걱정=식재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대구시 담당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검수반이 철저하게 검수를 한 뒤 바로 냉동'냉장 창고로 옮긴다. 급식사업단의 가장 큰 걱정은 '위생 사고'다. 수시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를 갖췄고, 고무장갑과 도마, 칼 등 조리기구는 사용 후 바로 소독한다. 전 직원이 모두 장티푸스 예방 접종을 했고, 보건증도 발급받았다. 급식사업단 이중노 단장은 "아무리 행사를 잘 치러도 위생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가장 걱정되는 건 늦더위"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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