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주택시장 4년만에 대규모 분양…성적 좋을까

올 하반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분양 물량이 대구 지역에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입지나 가격 등에 따라 단지별 계약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분양 물량이 대구 지역에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입지나 가격 등에 따라 단지별 계약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 주택 시장이 올가을부터 '분양 랠리'를 시작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던 시공사들이 주택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는 10여 개에 이르며 오피스텔과 도심형 생활주택 단지까지 합치면 15개 단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가을 이후 연말까지 2007년 이후 최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일시적 공급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시장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7년 이후 최대 분양 규모

올가을 분양 랠리는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구 남산동 웅진 스타클래스 단지(999가구)가 이달 20일 전후 분양에 니설 계획이며 GS건설은 중구 대신동 대신 자이(1천147가구)를 9월 이후 분양한다.

또 북구 침산동 지역에는 쌍용건설의 예가 단지(657가구)와 일성건설의 트루엘 단지(268가구)가 가을에 분양 예정으로 있다. 10월 이후로는 진흥기업이 중구 남산동 마제스타워(499가구)를, 코오롱 건설은 칠성동 하늘채(369가구) 단지 분양을 각각 계획 중이다.

동구 지역은 포스코 건설이 지난 5월 이시아폴리스 지구 내 2차 단지 분양에 이어 3차 단지(1천700가구) 분양을 준비 중이며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우방도 동구 율하택지지구 내 90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달성군 지역에서는 한라건설이 다사읍 세천토지구획지구 내 1천여 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으며 대우건설과 우방은 복현동 재건축 단지 분양을 준비 중에 있는 등 현재 분양 예정 단지가 10여 곳을 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분양 일정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올 연말까지 7천 가구 이상이 대구에서 신규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7년 이후로는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특히 1, 2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형 오피스텔과 도심형 생활주택 분양도 잇따를 전망이다.

현재 분양을 준비 중인 오피스텔 단지는 중구와 북구, 동구 등 5곳에 이르며 도심형 생활 주택은 건축 승인을 받은 곳이 20여 곳에 이르고 있다.

오피스텔과 도심형 주택, 아파트 단지를 합칠 경우 가구수로 따지면 1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올 하반기에 쏟아지는 셈이다.

부동산 광고 전문 기획사인 솔트컴 최종태 사장은 "올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은 대부분 4, 5년 전부터 사업 준비를 마쳤지만 시장 침체로 대기해온 공급 물량"이라며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급 물량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표상으로 볼 때 대구 주택 시장 회복세는 뚜렷하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대구 아파트 가격은 최고가였던 지난 2006년 상반기 가격을 이미 넘어섰으며 미분양도 1만 가구 수준 이하로 최고치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다.

매매 거래가 살아나면서 제한적이지만 일부 신규 단지의 분양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 분양한 동구 이시아폴리스 2차 단지와 달서구 감삼동 용산 브리티시 단지의 경우 계약이 끝난 상태며 수성구 화성산업의 범어숲 단지도 계약률이 70%에 이르고 있다.

◆공급 과잉, 시장 침체 올까

올 하반기 공급 물량이 몰리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공급 과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량 미분양 사태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주택시장은 실수요 시장으로 완전히 재편돼 있고 단기간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 수요 부족으로 '분양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지역 주택 시장의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며 '투자' 수요 유입도 쉽지 않다'며 "일시적인 공급량 증가는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 하반기 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주거 수요가 낮은 지역에 몰리는 점도 계약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수성구과 달서구 신규 분양 물량은 없으며 대다수가 중구를 비롯, 칠곡 지역을 제외한 북구 구도심(침산'칠성)과 동구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자체 수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타 지역에서 유입 전망도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이후 분양 단지의 계약률이 높았던 이유는 그동안 공급 물량이 없었던 영향이 크다"며 "이미 상반기 분양 물량이 5천 가구를 넘어선데다 1만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물량은 시장이 소화하기에는 많다"고 지적했다.

대구 분양 물량은 2005년 2만6천 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6년과 2007년에도 2만 가구와 1만9천 가구, 2008년과 2009년은 각각 6천500가구와 6천100가구, 지난해에는 7천300가구 수준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신규 분양 단지가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어 예전 같은 대량 미분양 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2007년 이후 미분양은 40, 50평의 중대형 물량이 많고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한 영향이 우선적"이라며 "최근 분양 단지는 20, 30평에 몰려 있고 분양 가격도 2006년 이전 수준이어서 수요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규 단지별로 계약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분양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투자 수요'가 사라진 만큼 입지나 분양 가격, 면적 등에 따라 분양 단지별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분양 단지의 경우 일부 단지는 프리미엄이 형성된 반면 초기 계약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한 곳도 있다"며 "올 하반기 분양 단지도 조건에 따라 계약률의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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