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스페인 세비야
제7회 대회는 1999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는 201개국에서 1천821명의 선수들이 참가했으며 약 50만 명의 관람객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북한의 정성옥은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 신데렐라가 됐다. 배번 772번을 단 무명의 정성옥은 8월 29일 열린 대회 42.195㎞ 레이스에서 일본의 이치하시와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2시간26분59초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이치하시는 정성옥보다 3초 늦은 2시간27분02초로 2위를 차지했다. 당시만 해도 북한 마라톤에 대해선 잘 몰랐던 세계 스포츠계는 일제히 환호와 감탄을 쏟아냈다. 정성옥은 남북을 통틀어 세계육상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정성옥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김정일 장군님의 말씀이 생각나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해 북한의 영웅이 됐다. 북한은 실제 정성옥에게 인민체육인과 공화국 영웅이란 칭호를 부여했다. 북한에서 체육 스타가 노력 영웅이 아닌 공화국 영웅이 된 것은 그가 유일하다. 당시 기자회견은 스포츠기자로 대회에 참가한 원로 스포츠평론가 조동표 씨가 통역했는데, 정성옥은 이후 2003년 제주에서 열린 민족평화축전에서 조 씨를 만나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미국의 모리스 그린은 남자 100m를 2연패하고 200m와 400m 계주까지 우승, 대회 3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매리언 존스는 여자 100m에서 우승했고, 마이클 존슨은 남자 400m에서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존슨의 우승 기록(43초18)은 이 대회 유일한 세계신기록으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여자 해머던지기와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세비야 대회에서 처음 선을 보인 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01년, 캐나다 에드먼턴
21세기 들어 첫 대회인 제8회 대회는 2001년 캐나다 앨버타 주의 에드먼턴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에는 189개국에서 1천677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며 40만4천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미국의 모리스 그린은 남자 100m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 단거리 왕국 미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린은 1997년 대회에서 우승(9초86)하며 칼 루이스의 대를 이었고, 1999년 세비야 대회 우승(9초80'대회신기록)에 이어 에드먼턴에서도 9초82의 세계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는 남자 10,000m에서 대회 5연패에 도전했으나 3위를 차지, '지는 별'이 되고 말았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1995년 스웨덴 예테보리, 1997년 그리스 아테네, 1999년 세비야 대회 10,000m를 4번 연속 제패, 대표적인 장거리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이후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꿔 암스테르담'베를린'후쿠오카'뉴욕 등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고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세계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인 그는 2011 대구 대회 출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2003년, 프랑스 파리
제9회 대회는 2003년 프랑스 파리의 위성도시인 생드니(Saint Senis) 스타디움에서 개최됐다. 198개국에서 1천679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관람객 수는 53만6천759명이었다. 이 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는 인구 4만 명이 겨우 넘는 카리브 해의 섬나라 세인트 키츠 네비스 출신의 킴 콜린스라는 무명의 선수가 우승했다. 콜린스는 결선에서 10초07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콜린스는 준결선에서 10초16의 부진한 기록으로 간신히 턱걸이하고 결선에서도 스타트 반응시간이 0.148초로 신기에 가까운 스타트(0.112초)를 끊은 대런 켐벨(영국) 등에 뒤졌으나 놀라운 중반 역주로 우승을 차지, 일약 세계육상계의 전면에 나섰다. 그는 키 174㎝, 몸무게 67㎏으로 육상 단거리 선수로는 체격이 왜소했다.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로 우승 후보였던 팀 몽고메리(미국)는 결선에서 실격 처리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현재 최고의 육상 스타 중 한 명인 러시아의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등장했다. 당시 이 종목에서는 '여자 부브카'로 명성을 높이던 미국의 스테이시 드래길라의 대회 3연패가 점쳐졌으나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가 4m75를 넘어 드래길라를 4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섰다. 드래길라는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정식종목이 된 1999년 세비야 대회와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이신바예바는 파리 대회에서 4m6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알리기 시작했다.
김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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