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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전형, 학생도 교사도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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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특별한 자기소개서' 학원 상담 받고 대필까지

#1. 이달 초 수도권 사립대 3곳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지원한 고3 이모 군. 이 군은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거의 한 달간 진땀을 흘렸다. 평범하게 학창 생활을 보낸 이 군은 지원 대학, 학과가 모두 달라 지원 동기를 다르게 하는 것에서부터 '자기주도전형 경험'이나, '역경 극복 사례' 등을 설득력있게 기술하는 것이 막막했다. 이 군은 "대학에 따라 600자, 1천자 식으로 요구하는 소개서 분량이 달랐다"며 "사설 학원의 상담을 받아 완성하긴 했는데 자기소개서 표절 검색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2. 대구 한 고교 김모 교사는 제자들의 수시전형 추천서를 써주느라 학기 중보다 바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요구하는 교사추천서는 '배점 항목'은 아니지만, 입학사정관이 면접시에 꼭 참고하는 자료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추천서를 쓰는 것이 큰 일이 됐다"며 "교사에 따라 적게는 10장(명) 넘게 써주기도 하는데, 각 학생의 장점을 소개하면서도 색다르게 쓰려니 보통 고역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대입 수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확대되면서 학생, 교사들이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제출 자료'에 짖눌려 죽을 맛이다. 이달부터 시작된 2012학년도 수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활용하는 대학은 전국 122개 교. 지난해보다 4개 대학이 늘었고, 선발 인원 역시 4만1천25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천 명 이상 증가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1차 서류로 학생부 이외에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서류 작성이 학생, 교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되는 경북대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 중인 달서구 한 고교 3년생 박모 양은 "선생님이 고쳐주신 빨간 줄 투성이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소개서를 쓰느라 수능 공부 시간을 많이 뺏긴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고교 3년생 김모 군은 "마음은 바쁜데 입학사정관제 전형과 수능 대비를 모두 한다는 게 버겁다"며 "여기저기 수소문해 상담 후 자기소개서를 써주는 학원을 찾아 해결했다"고 털어놨다.

교사들의 고충도 학생들 못지 않다. 여름방학 중에도 보충수업, 개학 준비로 바쁜 교사들은 자투리 시간에도 밀려드는 교사추천서와 씨름하고 있다.

대구 한 고교의 과학 교사는 "이미 적어준 추천서만 10여 장인데 써달라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계속 찾아온다. 전공이 과학이다보니 혹여 (나의) 글쓰기 실력이 모자라 제자에게 누가 될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3학년 담임교사는 "혹시나 비슷하게 쓸까봐 교사추천서를 쓸 때마다 앞서 적었던 다른 학생의 추천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버렸다"고 했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특성상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보다 높여 지원하기 때문에, 한 명이 합격 가능성이 희박한 대학을 포함해 여러 곳의 추천서를 요구하게 된다"며 "아이들 미래를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숨지었다.

경북대 입학관리본부 한 관계자는 "학교 홍보를 나가보면 현장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품행이 방정하다' '성실하다' 등 구태의연한 소개보다는 사례 위주의 구체적인 추천서가 눈길을 끈다. 또 학생들도 자기소개서를 풍부하게 쓰려면 평소에 자신의 진로나 목표 학과에 적합한 활동을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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