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선뜻 '통근 DGB'…사회공헌자금 내놔

금복주·화성도 상생 앞장

대구은행이 150억원을 출연해 사회 공익재단 설립에 나서기로 해 대구 지역에서도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기업의 최대 화두가 된 '상생정신'이 대구경북 기업에도 퍼지고 있다.

대구은행과 화성산업, 금복주 등 대구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공익 재단을 설립하거나 출연금 규모를 늘려나가며 '나눔의 미학'에 앞장서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23일 지방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150억원 규모의 종합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GB금융 사회공헌재단'은 내달 중으로 설립되며 사회적기업 설립 및 후원, DGB금융장학재단, 사회복지, 문화'예술'체육, 환경'글로벌, DGB봉사단 등 6개 분야의 종합 사회공헌사업에 나선다.

150억원 규모의 재단 설립은 비수도권 금융권에서는 큰 규모에 속한다. DGB금융지주와 규모가 비슷한 BS금융지주가 80억원 상당의 재원으로 장학'교육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데 비해 2배에 가깝다. 집행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역시도 점차적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10억원을 출연하는데 이어 매년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내놓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DGB금융그룹 하춘수 회장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그룹의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지역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사회공헌재단을 출범하게 됐다"며 "DGB금융 사회공헌재단 운영으로 늘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밀착형 금융그룹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재단 설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회적기업 설립 및 후원이다. DGB금융지주는 장애인과 소외계층에 대한 직업 교육이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하다는 판단 아래 교육 분야에 좀 더 치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은 책임감 강화를 위해 그룹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구성된 'DGB 러브 펀드' 모금액을 재원으로 삼을 예정이다. 매년 4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십시일반성 종잣돈을 바탕으로 임직원의 90% 이상이 참여하는 DGB금융봉사단이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연대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이를 위해 사회공헌 추진 전담팀을 꾸리는 한편 총체적인 청사진이 완성되는 대로 사회복지 전문가그룹 등의 외부컨설팅을 거치는 등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고객 수요를 분석하듯이 사회공헌에서도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는 게 중요하다"며 "사회복지와 사회적기업 설립과 후원에 적절한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화성산업은 지난 3월 사회공헌 기업인 '화성그린케어' 설립에 나섰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전 직원의 30%를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운데서 고용하고 연말까지 이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는 한편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화성산업은 지난 93년에는 당시로서는 큰 금액인 50억원을 출연해 화성장학 재단을 설립했다.

지역사회 나눔에 있어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금복주다.

지난 87년 설립한 금복문화재단(재산 250억원)에 이어 2005년에는 금복복지재단(200억원)을 설립했으며 2007년에는 12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SL그룹의 이충곤 회장은 2006년 100억원의 사재를 털어 서봉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으며 지난 6월 100억원에 이르는 회사 주식을 추가 출연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구는 수도권 지역에 비해 대기업 수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기업들의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나 나눔의 정신이 잘 지켜지는 곳"이라며 "좀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봉사에 나선다면 상생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