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국내 최다 마애암각군 첫 확인
국내에서 단일 바위로는 가장 많은 불상이 새겨진 삼국시대 마애암각군(摩崖岩刻群)이 대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국내 최다 마애암각군은 29개의 불상이 새겨진 경주 남산 탑곡의 마애조상군(보물 201호)이었으나 대구의 마애암각군에는 불상 32구와 선각 9층탑 등 총 33개의 상(像)이 새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암각군은 손 모습이나 반가상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6~7세기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돼 불교 도상학과 복식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덕대 박물관은 25일 "전국의 마애탑(바위에 새긴 탑)을 조사하던 중 최근 대구 북구 읍내동에서 마애불상을 확인하고 긴급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읍내동 마애불상은 높이 1.8m로 'W'자를 뒤집어 놓은 상태의 가운데 모서리에 높은 부조로 조각됐다. 손 모습은 시무외인(施無畏印)과 여원인(與願印)을 하고 있어 삼국시대 불상으로 추정됐다.
본존불상은 양쪽에 협시보살과 승려 2명, 공양 중인 속인 2명 등 6상을 거느리고 있으며 좌우 바깥면에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크고 작은 25구의 선각 불·보살상이 어우러졌다.
협시보살과 승려, 속인상의 두건이나 사각형 모자, 의상 등은 배치구도의 특이함과 더불어 복식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대부분 선으로 새겨진 이들 마애불은 높이 180㎝의 본존상에서 18㎝에 불과한 작은 상까지 33개의 상이 있다.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은 "본존불과 협시 및 소상(小像)들은 늦어도 7세기 전반기 삼국시대 작품"이라며 "이처럼 다양한 불상이 한 바위면에 새겨진 것은 달리 예가 없다"고 말했다.
마애불 오른쪽 위에 새겨진 반가 삼존상은 서산 마애여래삼존상(국보 84호) 등 기존 유물 4개에 이어 5번째 발견된 것이며 반가상이 삼존(三尊)으로 조각된 것은 국내 초유의 사례다.
박홍국 관장은 "읍내동 마애불상군은 다양한 크기와 모습으로 볼 때 삼국시대 불상의 박물관과도 같다"면서 "불교도상학과 마애불의 전파경로 연구 등에 획기적인 유적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불상들이 새겨진 바위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 전영권 교수(지리학과)는 "약 1억년 전 형성된 단단한 갈색 사암 암벽에 불상들이 가는 선으로 조각돼 오랜 세월동안 마멸을 견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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