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부서 어린이 2천명 납중독

나이지리아 북부서 어린이 2천명 납중독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부지방에서 불법 금 채굴로 인해 납에 중독된 어린이가 최소 2천명에 이른다고 현지 관리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나이지리아 북부 잠파라주(州) 신속대응팀 부책임자인 나시루 차이프는 "8개 납 오염지역에서 2천명의 어린이가 납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은 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치료가 늦어지면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잠파라주에서는 불법 금 채굴 과정에서 납이 대기와 토지, 물을 오염시키면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어린이 400명이 납중독으로 숨진 바 있다.

농촌 지역인 바게다 마을에서는 1천500명이 넘는 어린이가 납에 중독됐다.

최근 현지를 방문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조사원인 제인 코헨은 "많은 어린이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바게다는 나머지 7개 마을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더 커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전했다.

차이프는 "납중독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해도 다시 오염지역으로 되돌아가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에 지금 즉시 필요한 것은 오염지역을 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경 정화 작업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당초 미국에 본부를 둔 엔니지어링 업체 '테라그래픽스(TerraGraphics)'가 230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으로 정화작업을 벌였으나 자금이 바닥나면서 철수했다.

테라그래픽스는 정화작업을 계속하는 데는 300만 달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업체는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FS)'와 함께 나이지리아 정부에 정화작업과 치료, 안전 채굴법 소개를 포함한 프로그램 시행을 제안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