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한창인 농촌지역이 절도범들로 인해 멍들고 있다. 창고에 넣어둔 농작물을 비롯해 과수원 나무에 매달린 사과나 도로변에 널어둔 벼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과수원 주인 전모(61)씨는 이달 26일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한 야산자락에 위치한 과수원에 갔다가 20여 그루의 사과 수백㎏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전 씨는 "줄잡아 20㎏들이 40여 상자에 달하는 물량으로 200여만원어치다. 최근 몇 년 새 네 차례나 이번 같은 도둑을 맞았다.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과수원을 잘 아는 사람의 짓일 것"이라 했다.
또 24일에는 안동시 와룡면 한 정미소에서 도정해 보관해온 20㎏들이 쌀 20포대가 감쪽같이 사라졌으며 남선면 원림리 등 지역 곳곳에서 건조를 위해 도로변에 내 놓았던 벼가 밤새 사라지는 일이 잦다.
청송'영양 등 고추 주산지에서는 올해 고추가격이 높자 고추 절도범들이 설치고 있다. 이들은 수확철 고추밭에서 밤새 홍고추를 따서 달아난다.
청송군 진보면의 한 고추농은 자신의 집에다 건조해 보관중이던 시가 200여만원 상당의 건고추 66㎏(110근)을 도둑맞아 심적 충격으로 쓰러져 안동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농산물뿐만 아니라 농기계나 부품 도난도 잇따르고 있다. 26일 안동시 송현동 B(54'여) 씨 등 9명이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 단지 내 농약 살포용 분무기에 부착된 전기모터 11대가 도난당하기도 했다.
한편 청송경찰서는 최근 농촌지역(청송'영양'영덕)을 돌아다니며 농산물(고추, 참깨)을 상습적으로 훔친 K(38'무직'포항시 해도동)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K씨는 렌트 차량을 타고 이달 25일 청송 파천면 관리리에 사는 S(72) 씨 집에 침입, 절단기를 이용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건고추 120㎏을 비롯해 13차례에 걸쳐 농산물 1천여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송서는 경상남북도 일대에서 34차례에 걸쳐 농산물을 훔친 절도범 A(46) 씨도 검거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인적이 드물고 보안상태가 허술한 농촌 가정집과 들녘이 절도범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국도변 CCTV 등을 활용한 수사와 탐문 등을 하고 있지만 범인 검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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