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여중생이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벌인 일이 알려진 가운데 대구에서도 이 같은 교사 폭행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 침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일 오전 9시쯤 모 중학교 3학년생인 A군이 담배를 갖고 등교하다 B교감에게 들켜 꾸지람을 듣자, 욕설과 함께 교감의 얼굴과 배를 수차례 폭행했다는 것.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B교감은 아침 자습 지도를 위해 각 교실을 둘러보던 중 뒤늦게 등교한 A군과 복도에서 마주치자 A군을 나무랐고 이어 A군의 주머니에서 담뱃갑이 보이자 이를 압수한 뒤 뒤돌아서는 과정에서 갑자기 A군이 주먹과 발로 B교감을 차 쓰러뜨렸다는 것. B교감은 당시의 폭행 충격으로 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B교감을 폭행하기 한 달여 전에도 수업시간 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관하려는 여교사에게 욕설을 하면서 교실 유리창을 깨뜨린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중학교는 폭행 사건 발생 후 동부교육지원청과 대구시교육청 등 상부 기관에 보고하지 않다가 이 사실이 외부에 퍼지자 7일에야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들은 체벌이 학교 현장에서 공식 금지된 이후 학생 생활지도가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감은 "학생이 교내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도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며 "여차하면 학생들이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는 상황에서 어느 교사가 소신 있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는 퇴학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 대한 가장 큰 징계가 등교 정지 10일"이라며 "심각한 폭행 사건 경우 상담센터에 보낼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해당 학생이 따르지 않으면 마땅한 징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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