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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총리 "조용히 스며드는 '이슬비 총리'되겠다"

金총리 "조용히 스며드는 '이슬비 총리'되겠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4일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김 총리는 이날 경기도 성남에 있는 가천대학교를 방문해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주재한 뒤 교직원 및 대학생들과 학생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고 대학생 10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문자로 중계됐다.

김 총리는 먼저 대학생과의 오찬에서 "존재감이 없는 게 내가 목표하는 바"라면서 "국민들은 나를 잘 모르지만 내가 일한 게 쌓여서 그게 국민에게 돌아가면 그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슬비 같은 총리가 되겠다. 조용히 내리지만 땅속에 스며들어서…"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용히 일하겠다"면서 "컬러가 없는 게 내 컬러"라고도 했다.

그는 전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참배할 때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리는데도 우산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내가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비 온다고 우산을 쓰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사회에서 특히 군림하거나 술수적인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며 "진지하게 들어주고 내가 두 마디 할 때 상대방 말 여덟 마디 들어주면서 눈높이를 맞추고, 낮은 자세로 하면 거기에서 오히려 리더십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벌보다는 능력이 평가돼야 한다"면서 "정부는 모든 응시 자격에서 학력은 도외시하고 있다. 인턴 과정에서부터 학력 차별이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예처럼 뉴미디어를 통해 표출되는 정치적 행위를 어떻게 보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해 "헌법상 표현의 자유라든지, 누구에게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런 내용들이 허위나 명예훼손이라면 사회 전체 통합 차원에서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들이 건전하게 발전돼 나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다양한 의견이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그 한도 내에서 국가가 통제하면 안 된다. 다만 허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1천5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키로 한 것과 관련해선 "그 분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고 했으니 그걸 믿어야 한다"며 "사회 환원 차원에서 한 것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총리는 "정부가 정책을 설명하고 공감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우리가 정책을 세워 열심히 시행하면 국민들이 다 알아주겠거니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 측면이 있다"고 자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분야 대책과 관련, 김 총리는 "농수산업에서는 손해가 예상된다"며 "FTA로 영업 실적이 15% 정도 떨어졌다면 그 중 90%를 보전해준다든지, 축산업을 예로 들어 우리 한우 산업의 시설을 현대적으로 해서 질좋은 한우를 생산할 기반을 만들어줘서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을 다양한 정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흉악 범죄 근절 방안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총리는 간담회를 하기 전 스마트앱 전시회인 '스타트업 위크엔드' 행사장을 찾아 "1인 청년 개발자가 훌륭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자본 없이도 사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스마트폰 전용 게임 '앵그리 버드'를 언급, "우리나라도 이런 게 나오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콘텐츠 분야에서 중심에 서달라.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산업진흥회 2차 회의에서는 "한류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이고 처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면서 "이런 국내 환경을 고려해 정부는 콘텐츠 사업이 국가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생 발전과 동반 성장이 가능토록 구체적이고 내실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된 재불 서지학자 고(故) 박병선 여사의 빈소를 조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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