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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K-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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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키(鋤燒)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냄비에 끓여 먹는 일본 전골 요리다. 또 하나의 스키야키는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곡이다. 사카모토 큐가 부른 이 곡의 원제목은 '우에오 무이테 아루코우'(上を向いて步こう)로 '위를 보고 걷자'라는 뜻이다. 영국의 레코드 제작자인 루이 벤저민이 사업차 일본을 방문했다가 이 곡을 듣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음식인 스키야키로 제목을 바꿔 영국과 미국에 소개했다. 이 곡은 1963년 6월 3주 동안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벤처스, 빌리 본 같은 유명 악단이 연주하기도 했다.

사실 스키야키의 성공은 예상외였다. '위를 보고 걷자, 눈물이 넘쳐 흐르지 않게'라는 가사에 나타나듯 비장(悲壯)함이 묘하게 교차하지만 듣는 이를 푹 빠져들게 할 정도로 곡이 뛰어나지는 않다. 더구나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부른 곡이다. 일부에서는 1960년대 초 LA에 대규모 일본인 타운이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풍이 잘 알려진데다 일본어가 주는 이질감, 동양적인 멜로디가 서구인의 감성을 자극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카모토 큐 이후에 나타난 아시아권 스타는 인도의 시타르 주자 라비 샹카다. 비틀스가 1965년에 발표한 음반 '러버 소울'(Rubber Soul)에 실린 곡 '노르웨이 숲'에는 시타르 연주가 있다. 동양 특유의 느릿한 울림과 날카로움을 함께 가진 시타르의 음색은 서구 음악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음반에서는 조지 해리슨이 연주했지만, 그의 음악적 스승이 샹카라고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비틀스와 쌍벽을 이룬 롤링 스톤즈의 초창기 리더였던 브라이언 존스도 직접 시타르를 연주하기도 했다.

최근 K-팝이라고 불리는 국내 가수의 대중음악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의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큰 인기다. K-팝의 선두주자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슈퍼 주니어, 샤이니 등 아이돌 그룹이다. 오랜 기간 연습생을 거치면서 갈고 닦은 춤과 노래 실력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스키야키처럼 우리 가수의 곡이 빌보드 핫 100에서 당당 1위에 오를 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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