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인 테마주 선거철만 반짝…개미들 주의를

경기 불황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로 장기 투자보다는 소액의 단타(단기간에 사고파는 것)가 유행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도 일반인의 상식을 깬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정치인 테마주이다. '큰손' 격인 외국인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 테마주는 개미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지난달 서울 시장 경선 과정에서 한창과 휘닉스컴이 대표적인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두 주식은 한때 5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휘닉스컴은 창업주인 홍석규 회장이 박원순 당시 후보와 경기고 70회 동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박 후보에 대한 수혜 관측으로 휘닉스컴은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고 난 직후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9월 초 1천300원에 불과한 주가도 4천400원을 호가하는 등 한 달 새 무려 238%나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일반인들의 매수 폭주 속에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을 지지할 만한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다는 이유에서 휘닉스컴의 상승세를 우려했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 2007년 56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254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올 상반기에도 대형광고주들이 이탈하면서 광고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했다.

한창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이사가 나 후보와 서울법대 82학번 동기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나경원 테마주에 편입됐다. 이 회사는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통신장비 및 소화방재용품 기업이다. 입지 조건에 있어 '서울시장'과 전혀 관련이 없었고,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주가 급등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140억 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의 경우 1억4천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대비 44%가량 줄었다. 이런데도 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기 직전 275원에 불과했던 한창의 주가는 후보 등록 이후 785원으로 한 달도 안 돼 185%나 뛰었다.

문제는 이런 폭등의 '주역'이 개인투자자들이라는 점이다. 두 업체에 일반인이 올인하는 동안 외국인은 관망했고 기관은 수십억원을 오히려 매도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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