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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폐문서, 내 정보가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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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병원 등 기록물 파쇄 않고 고물상에 팔아

대구의 한 고물상에서 확인된 폐기록물. 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대구의 한 고물상에서 확인된 폐기록물. 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공공기관과 병원 등이 개인정보 보호에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 체계를 일원화하고 개인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9월 30일부터 전면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컴퓨터로 처리되는 개인정보 파일뿐만 아니라 종이문서에 기록된 개인정보도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파기방법으로 전자파일의 경우 복원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영구 삭제하고, 기록물과 인쇄물, 서면 등의 경우 파쇄 또는 소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2일 확인한 대구시 수성구의 한 고물상에서는 농협, KDB생명, 경산여중 등의 개인정보가 담긴 폐문서들이 파쇄되지 않은 채 자루에 담겨 있었다. 고물상에서 폐지값을 주고 수집한 폐문서들은 선별작업 후 제지업체로 가는 유통과정을 거친다.

농협 폐문서에는 예금주 성명, 계좌번호,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주소, 인감도장 날인, 주민등록증 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KDB생명의 보험계약 청약서에서도 성명, 주민등록번호, 집전화 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경산여중의 생활기록부에는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 특별활동상황, 전 과목 성적 등이 드러나 있었으며 수행평가 일람표에는 과목별 학급 전체의 성적이 기록돼 있었다.

대구의 또 다른 고물상에는 2010년 8월에 발행한 D병원 처방전이 무더기로 나왔으며 피보험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처방약품 등이 드러나 있었다.

고물상의 한 관계자는 "최근 폐기록물에 담긴 개인정보를 팔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되자 오프라인 쪽의 폐문서들이 전화금융사기에 악용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따라 보존연한이 지난 기록물을 파쇄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문서파기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대구시교육청, 대구지방법원, 대구지방경찰청, 경북지방경찰청, 경주시, 영천시, 봉화군, 청송군, 예금보험공사 등 상당수 관공서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폐문서들을 파쇄 처리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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