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뜰주유소 '이상과 현실'

정부 "농협주유소 몽땅 전환"…계획대로면 대구만 30개, 확정된 곳은

'대구에 알뜰주유소 몇 개나 생길까?'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 주유소가 내달 대구 지역에서도 문을 열 예정이다.

알뜰 주유소는 유통구조를 개선해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 가격을 ℓ당 최대 100원까지 싸게 공급하게 되며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시에 1호점이 개점했다.

알뜰주유소 1호점의 9일 현재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865원으로 용인시 평균 1천935.9원보다 70.9원 저렴하다. 1원이라도 싼 기름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 덕분에 주변 주유소들의 기름값도 함께 내려가는 효과도 봤다.

하지만 아직 2호점 소식이 없다. 지식경제부는 올해까지 700개의 알뜰주유소를 만들 계획을 내놨고, 2015년까지는 1천300개를 설립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체 주유소의 10%에 이르는 숫자로 이를 위해 지경부는 정유사 폴을 쓰고 있는 농협주유소를 모두 NH주유소로 바꿔서 알뜰주유소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며 "2012년 말까지 NH알뜰주유소로 450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50여 개 주유소도 EX알뜰주유소로 전환하고 자가폴 주유소와 일반 정유사폴 주유소도 신청을 받아 2012년까지 200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대구지역에는 올 연말까지 30여 개의 알뜰주유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로의 전환을 신청한 자가폴 및 정유사폴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100여 개로 정부의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NH주유소로 전환되는 농협주유소도 대구에는 달성군에 위치한 2개가 전부로 대구지역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주유소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면 가격이 저렴해 손님은 몰리겠지만 마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마진을 줄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주변에는 알뜰주유소로 전환을 원하는 주유소 사장이 아직은 없다"며 "정부에서 특별한 혜택을 주지 않는 이상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수성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우리 주유소는 최대한 마진을 줄여 기름값을 낮춰 팔고 있는데 만약 주변에 알뜰주유소가 들어오면 경쟁이 되겠냐"며 "알뜰주유소 주변 주유소는 매매도 안 된다는데 주변에 알뜰주유소가 생길까 겁이 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올해 알뜰주유소 전환 목표 (단위: 곳)

3월 400

6월 530

12월 701

(자료: 지식경제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