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 아니고 파래도 아닌 것이 마치 여인의 긴 머리카락처럼 초록색 실을 늘어뜨리고 있는 바다 이끼의 일종이 바로 매생이다. 청정 바다에서 자라는 매생이는 11월부터 3월까지만 채취되는 겨울철 대표 식품. 요즘 시장에 가면 단아하게 쪽진 머리처럼 잘 감겨져 있는 짙은 녹색의 매생이를 흔히 볼 수 있다.
매생이는 태풍이 일어 바다가 뒤집히거나 물이 오염되면 곧장 자취를 감춰버린다. 이런 이유로 매생이는 환경오염의 척도로 평가받는다. 전남 장흥'고흥'강진'완도 등 남해안 청정 일부 지역에서만 자란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매생이는 가늘기가 누에실과 같고 소털처럼 촘촘하며 맛은 향긋하고 달콤하다"고 적고 있다. 또 '동국여지승람'에는 장흥의 진공품으로 임금의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매생이는 소화 기능을 강화시켜 추운 날씨에 발생하기 쉬운 소화불량과 위궤양을 예방하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보다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해장에도 그만인데다 니코틴을 중화해 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술'담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음식이다.
매생이는 주로 국을 끓여 먹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오래 끓이거나 불이 세면 매생이가 녹아 흐물흐물해지므로 살짝 끓여야 한다. 여기에 굴이나 전복을 넣어 함께 끓이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매생이 굴국
▷재료: 무 50g, 굴 150g, 매생이 150g, 청양고추, 대파 10g, 마늘 1쪽, 참기름 1작은술, 다시마물 5컵, 국간장 1/2작은술, 소금
▷만들기
1.무, 파는 채를 썬다.
2.굴은 심심한 소금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3.그릇에 넉넉한 물을 받아 매생이를 넣어 흔들어가며 씻어 건진다.
4.냄비에 참기름을 넣고 무를 볶다가 다시마물을 넣어 끓인다.
5.무가 투명해지고 국물맛이 어우러지면 국간장, 소금으로 간을 하고 굴을 넣는다.
6.굴이 통통해지면 매생이, 마늘을 넣고 불을 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대백프라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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