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들도 서둘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며 느긋하던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4'11 총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13일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후 대구'경북에선 3일까지 각각 85명, 9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가운데에는 대구에는 이명규(북갑), 주호영(수성을), 조원진(달서병)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경북에서는 김성조(구미갑), 성윤환(상주), 이철우(김천), 정수성(경주), 정해걸(군위의성청송) 의원도 포함돼 있다. 이상득'이해봉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점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 3분의 1 정도가 예비후보 등록을 한 셈이다.
이 같은 예비후보 대열 합류의 가장 큰 이유는 본격적인 선거체제 가동을 위해서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명함 배부, 홍보물 발송, 전화 홍보, 선거사무소 설치 및 선거사무원 선임 등이 가능하다.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현역 의원이라도 법에 묶여 경쟁자들에 비해 제약이 많은 셈이다. 현역 의원의 '기득권'인 의정보고회도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금지된다. 지난해 12월 26일, 지역 의원 '등록 1호'를 기록한 정해걸 의원 측은 "상대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무차별 문자 공세를 펴고, 현역 의원 불출마설을 흘리고 다니는 바람에 맞대응이 절실했다"며 "수성하는 입장에서 여유만 부릴 수 없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보다 초'재선급 의원들의 등록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대구경북 3선 이상 의원 중에서는 김성조 의원이 유일하게 지난달 4일 등록을 마쳤다. 초선으로 지난달 31일 등록한 조원진 의원 측은 "현역 의원이라도 초선의 인지도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주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역 의원들의 등록 러시가 물갈이론 및 정권 심판론 차단이 주목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뒷짐만 지고 바라보기에는 변화를 요구하는 바람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처음 도전에 나서는 신인들보다 더 열심히 선거구를 누비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들어간 정치 신인들의 활동을 먼 산 바라보듯 할 수만 없다는 게 예비후보 등록을 했거나 서두르는 현역 의원들의 고민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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