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당 대구경북 공천에 '보이지 않는 손'?

경선대신 전략지역 확대…'물갈이' 시나리오 현실화

새누리당의 대구지역 공천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5일 2차 공천자 발표에서 대구에서는 친박계인 유승민(동을)'조원진(달서병) 의원 등 2명의 공천만 확정되고 중남구(배영식)와 북구갑(이명규), 서구(홍사덕), 달서갑(박종근) 등 4곳은 전략지역으로 선정됐다. 수성갑(이한구)과 수성을(주호영), 북구을(서상기) 등 3곳은 이날 발표에서 아예 빠졌다.

반면 경북에서는 이병석(포항북), 최경환(경산청도), 이철우(김천)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군위의성청송) 등 4명이 공천을 받았고 경주(정수성)가 전략지역이 됐다. 구미갑과 구미을(김성조, 김태환), 상주(성윤환), 영주(장윤석), 영천(정희수), 문경예천(이한성), 영양영덕봉화울진(강석호) 등 7곳은 2, 3명이 맞붙는 경선지역으로 분류했다. 안동(김광림)과 성주고령칠곡(이인기) 등 2곳의 공천 발표는 보류됐다.

공천발표 전까지 소문으로 나돌던 '대구는 대폭 물갈이하고 경북은 소폭 교체한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것이다. 관계기사 3'4'5면

특히 대구에서는 친박계 2, 3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교체할 것이라는 공천위 주변의 소문이 그대로 맞아떨어짐에 따라 이번 공천이 친박계 핵심인사에 의해 기획되고 조율된 결과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 의원들을 인적쇄신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새누리당의 시도에 대해 지역여론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교체 폭을 다소 줄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공천발표 전날까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내에서는 중남구와 북갑이 경선지역으로 급선회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막판 반전되면서 원점으로 회귀돼, 이들 지역은 다시 전략지역에 포함됐다.

또한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대구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각료를 지냈다는 점이 공천위 내부에서 계속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경북에서는 정해걸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이 맞대결을 벌여 같은 친박계 인사들끼리 경선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던 군위의성청송이 김 전 의원으로 전격 공천이 확정되자 친박계 일각에서도 놀라는 눈치였다.

이와 관련해, 대구에서 경선 지역이 달성군 외에는 한곳도 없는 반면 경북에서는 7곳이나 경선을 통해 공천자를 가리게 한 것도 친박계 핵심인사의 의중을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에서는 60% 이상의 (전략지역 6곳 포함)의 낙천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경북에서는 정해걸 의원과 정수성 의원(전략지역) 등 2명 외에는 공천탈락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친박계 핵심인사는 "경북은 농촌선거구이기 때문에 정치신인으로 인적쇄신을 할 경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경북에 대한 대대적 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대구지역에 대한 과감한 인적쇄신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 인사에게 공천 민원이 폭주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렸다.

공천위 주변에서는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대구지역 의원들이 박종근 의원을 제외하고는 친박계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친박계가 4년 전 친이계에 의해 당한 공천학살에 대해 '복수혈전' 같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수성갑'을과 북을의 이한구, 주호영, 서상기 의원에 대한 공천 지연에는 대구정치권의 미래나 '포스트 박근혜', 향후 대선구도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실세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지역 정치권의 눈길은 세 지역의 공천 결과에 쏠리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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