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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기 작동 안되고 비상벨도 먹통…죽도시장 화재는 예고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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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벽 1억8천여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낸 포항 죽도시장 화재(본지 15일자 8면 보도)는 불이 날 당시 시장의 소방안전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예고된 인재였다는 지적이다.

본지 취재결과 화재 발생지와 약 2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소화전 비상벨은 화재 당시 작동되지 않았으며, 화재 이후에도 작동을 시도했으나 벨이 울리지 않았다. 또 소화전 위 아케이드 지붕 상단에는 화재 감지를 위한 경보기가 약 4m 간격으로 10여 개 설치돼 있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경보기 양측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도 별도의 물탱크가 없어 직접 호스를 연결해 물을 공급해야 하는 구조 탓에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소용이 없었다.

화재로 점포를 잃은 한 상인(43)은 "불이 나자마자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인근 화재경보 비상벨을 몇 번이나 누르고 소화전을 이용하려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소방차가 도착한 뒤에도 좁은 골목 탓에 (화재 발생지와)100m나 떨어진 곳에서 살수 호스를 연결하느라 어영부영하는 사이 불이 더 번졌다"고 말했다. 또 "소방관들은 호스 길이가 짧아 연결을 못하자 결국 더 가까운 곳으로 소방차를 옮겼다"며 "처음부터 소방장비가 제대로 작동하고 소방서에서 좀 더 신속히 대응했더라면 피해가 이만큼 커지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상인(52)은 "경보기, 소화전, 스프링클러가 있지만 정작 화재 때는 하나도 제대로 작동한 게 없다"며 "전시행정 때문에 예산만 소비하고, 우리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포항시에 따르면 죽도시장 화재경보기 등 소방안전 장비들은 2000년 죽도시장 현대화사업 이후 화재예방을 위해 특별예산을 들여 설치한 것이며, 죽도시장상가번영회가 관리를 맡고 있다. 또 소화전은 같은 기간 포항북부소방서가 설치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뒤 소화전에 연결된 전선 등이 녹았을 가능성도 있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경보기가 있는 곳과 약 20m 정도 떨어져 있고, 외부에 설치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기능을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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