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여울엔 전설처럼 내려오는 물고기 이야기가 있다. 신기하게도 빛의 양에 따라 눈의 크기가 커지고 작아지는 꾸구리란 녀석은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로 최근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는 멸종위기 2급 어류다. 물고기 중에서 이렇게 고양이처럼 눈의 크기가 변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꾸구리가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경우다. KBS1 TV '환경스페셜-최초 보고, 여울 고양이 꾸구리' 편(4일 오후 10시)에서는 금강과 섬강 등 극히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의 꾸구리의 모습과 생태의 신비가 펼쳐진다.
천혜의 서식환경을 갖춰 희귀 물고기들이 많이 사는 무주 남대천. 한동안 사라져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어름치의 산란탑을 찾아본다. 금강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1급 감돌고기와 돌상어도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빠른 물살에 부딪쳐 산소를 머금은 물방울이 풍성하게 만들어지는 여울 밑 자갈. 돌 아래 언뜻 숨어 있는 황금 빛깔의 물고기가 보인다. 꾸구리다.
보통 물고기들은 눈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꾸구리의 눈은 다르다. 눈을 깜빡거릴 뿐만 아니라, 눈에 얇은 피막이 있어 빛의 양에 따라 동공을 축소시키기도 하고 넓히기도 한다. 꾸구리의 신비는 이뿐만이 아니다. 물살이 빠른 자갈 여울에서 서식하는 꾸구리, 녀석이 사람도 서 있기 힘들 정도의 거센 물살에서 떠내려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가슴지느러미 때문이다. 다른 물고기와 달리 가슴지느러미가 수평으로 발달해 바위나 돌에 몸을 버티고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정겨운 이름만큼이나 생김과 생태가 독특한 꾸구리. 그동안 신비의 영역이었던 꾸구리의 수정과 산란, 부화 장면도 방송사상 최초로 공개된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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