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거 하루 전 윤세인(본명 김지수'26) 씨는 대구 수성구 사월역에 섰다. '아버지 김부겸을 도와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아무 말 없이. 투표를 해달라는 무언의 시위이자, 민주당 의원을 대구에서 뽑아달라는 침묵의 항변이었다. 그날을 회상하는 윤 씨의 눈자위가 빨개졌다.
"격일로 사월역에 갔어요. 수성구와 경산의 경계점인 그곳엔 인근 대학의 통학버스가 항상 대기했거든요. 마지막 날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님이 오셨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 떨어졌어요."
20일 서울에서 만난 윤 씨는 며칠 몸살을 앓았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3월 그녀는 대구를 향했고 아버지와 유세를 함께 시작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씨의 대구행을 말렸다. 하지만 아빠의 용기있는 도전을 마음으로만 응원할 수 없었단다. 대구에서의 며칠,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에 용기를 얻었고 희망을 엿봤다.
"솔직히 수성구는 대구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라잖아요. 하지만 전통시장에서부터 대단지 아파트 뒤편 담장 무너진 주택까지… '빛과 그림자'가 너무 확연한 거예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아빠라면 이런 수성구를, 이런 대구를 많이 바꿔놓을 것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10명 중 9명이 응원해도 한 명이 냉담하면 의기소침해졌다. '사람은 좋은데 당이…' '이번에는 박근혜가 대통령해야 하니까 다음에…' '민주당 앞잡이' 이런 말들에 기운이 빠졌다. 하루는 한 네티즌이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 '아빠를 도우려는 탤런트 딸이 자기만 홍보하는 것 같다'고 썼다. 억울하고 분해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윤 씨는 그 또래같이 정치에 무관심했다. 정치인 아버지를 뒀지만 정치에 무감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선거를 통해 변했다. 그녀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정치가 사회를 바꾸고 나라를 변화시키는 일임을 깨달았다. 많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싶다"고 했다.
윤 씨는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찢어질 만큼 원없이 돌아다녔다. "전쟁터인 줄 모르고 덤볐다가 오기로 버텼다" 했다. 투표 직전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대구의 호불호는 분명했고 뛰어넘기엔 그 벽이 너무 단단하고 높았다.
11만5천362표 중 4만6천413표(40.42%)를 김 최고위원이 얻었다. 수성구 유권자 10명 중 4명 꼴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당선자(6만588표'52.77%)와는 1만4천175표차.
"졌어요, 진 것만큼은 분명해요. 하지만 모두들 '기적의 득표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새누리당 텃밭에서 민주당 의원에게 찍어준 그 득표율, 그건 득표가 아니라 새 희망의 퍼센트예요. 아빠는 이기진 못했지만 지지도 않았어요."
아빠와 엄마는 대구에 남았다. 대구를 지킨다.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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