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속에서 나온 사찰…사람 교육으로 '생활불사' 만든다

15일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창건 20주년

회주 우학 스님은 사람을 위한 불사가 필요하다며 인재불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회주 우학 스님은 사람을 위한 불사가 필요하다며 인재불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참좋은 유치원'생들이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옥상에 자리한 하늘법당을 둘러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성공적인 도심 포교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대구 남구 봉덕 3동)가 15일 창건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12일 엑스코 5층에서는 내빈 70여 명과 신자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건 20주년 기념 대축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불교대학 20년 간의 성장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하지만 한국불교대학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교육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며 '인재불사'를 실현하고 있다.

◆인재불사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국불교대학의 목표는 전국 사찰로는 처음으로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별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교육을 한국불교대학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는 회주 우학 스님의 철학이기도 하다. 우학 스님은 "단순히 산속에 큰 사찰을 짓는 외형 불사로는 더는 불교가 설 수 없다"며 "사람을 위한 불사가 돼야 하고 그러려면 교육을 통해 사람을 잘 키우고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 불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대학의 인재불사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 사찰로는 처음으로 평생교육원을 개원했다. '참좋은 평생교육원'으로 이름 지어진 이곳은 일반 과정과 자격 과정, 취미 과정으로 나눠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있다. 내년에는 학점은행제도를 도입해 일정 부분 대학과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청도 이서중'고등학교를 인수했다.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와 기숙사 정비 등을 통해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우학 스님은 "조만간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 민족사관고처럼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학교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2006년 개원한 '참좋은 유치원'은 깨끗한 시설과 질 높은 교육 커리큘럼으로 대구지역 어머니들 사이에서는 아이를 보내고 싶은 유치원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한국불교대학은 초등학교 설립과 함께 정식 대학을 수년 내에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평생대학원 등 연령대별로 교육시설을 모두 갖추게 된다.

여기에다 다음달 중으로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공동생활가정양육시설도 개원할 예정이다. 우학 스님은 "요즘 가정 파괴로 인해 남은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의견이 많아 불교가 그런 측면에서 기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교육 받은 신자들에 의한 성공

신자 수만 15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불교대학의 포교는 국내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꾸준한 해외 포교를 통해 국내 사찰로는 유일하게 중국 칭다오와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등 해외에 5개 도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년 뒤에는 국내외에 1천 개의 도량을 만든다는 장기적 목표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큰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

우학 스님은 20년 만에 급성장한 비결에 대해 교육 받은 엘리트 불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했다. 우학 스님은 "대구 신자들은 기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도에도 길이 있다. 그 길을 찾으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는 선박에 있는 나침반과 같아서 교육 받은 신자들이 모여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교육 받은 신자들에 의해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었고 그것이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고 했다. 우학 스님이 국내는 물론, 중국이나 미국 등 해외에 오랫동안 출장을 가도 사찰이 원활히 잘 돌아가는 것은 시스템화가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국불교대학에는 관리 인원만 1천 명가량이 있다.

우학 스님은 20년 세월을 반추하면서 "이제는 기초를 닦아놓았다고 생각한다"며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1천 배는 성장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우뚝 솟는 사찰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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