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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돈 가뭄…2000년대 들어 돈흐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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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따른 비관적인 투자'소비 행태가 반영되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광의통화(M2)에서 본원통화를 나눈 통화승수(통화량 지표)는 5월 21.9를 기록해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던 2008년(26.2)보다 크게 떨어진 것. 당시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부양 목적으로 대대적으로 통화 팽창 정책을 편 바 있다.

문제는 지금이 그때보다 암울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본원통화가 늘면 시중은행 대출과 통화량이 늘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지만 돈의 흐름이 느려지면 효과가 반감된다"고 설명했다. 통화승수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매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돈맥경화'의 장기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의 예금 회전율도 크게 떨어졌다. 예금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에서 빼는 돈이 적어 시중에 자금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5월 기준 예금 회전율은 4.0회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8년 8월 수준과 같다.

주식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8천억원 수준으로 4조원을 밑돌았다. 거래대금이 4조원을 밑돈 것은 2007년 3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증시에서는 돈이 말라가면서 유력 상장사들이 현금 부족의 수모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가장 최근까지 예측치를 내놓은 98개 상장사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연결재무제표 기준)은 18조4천458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39조9천590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SK텔레콤, 삼성물산 등 20개 상장사가 올해 현금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통화승수

본원통화의 통화 창출능력을 표시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광의통화(은행 요구불예금'저축예금 등으로 시중 통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를 본원통화(한국은행의 화폐 발행 물량과 지급준비금을 합한 것)로 나눈 값이다. 낮을수록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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