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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유금선의 구름-권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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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젖은 치마폭에 걸린 구름이

만화방창 흘러가고

남자가 따라갔던 복숭아꽃길이

능청능청 흘러가고

구음(口音)은 꽃무늬 손수건으로 장구채를

호린다 나비를 호린다

남자와 여자가 무엇을 주고 받는가

다만 장구와 노래를

다만 손수건과 구름을

한낮의 먼 곳이 그곳에 있다

몽유의 먼 곳이 그곳에 있다

쟁쟁쟁 지루사,

나나나나 나나나나이 나나나이

저 당초 문양 도깨비 문양 구음은

춘수에 남의 가슴께로

흙을 집어던지던 여자의 모습과 닮았다

남자의 가슴에 흙을 집어던질 줄 아는 여자는

도원을 아는 자일 것이다

시인은 구체적인 서술이 싱거워지면 적절한 모호성을 통해 시에 긴장감을 줍니다. 동래학춤 구음 보유자인 유금선의 공연을 보고 쓴 이 시는, 구음을 "당초 문양 도깨비 문양"으로 번역하고, 이를 이상향과 연결시키면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남자와 여자가 장구와 노래, 손수건과 구름을 주고받는 풍경을 통해, 구체성과 모호성이 서로를 맞바꾸는 예술의 이상향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의 가슴에 흙을 집어던지는 것은 이 절대적인 교환의 가치를 모르는 남자를 원망하는 몸짓이겠지요.

시인'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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