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선수단은 사격 50m 권총에서 진종오가 금메달을 따내 일찌감치 목표 금메달 수 10개를 채웠다. 양학선이 체조 도마에서 금을 보탠 한국은 태권도가 아직 남아 있어 베이징대회에서 거둔 금메달(13개) 이상의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선수단의 선전은 전통적 강세 종목인 양궁을 비롯, 금메달 3개를 쓸어담은 사격, 유럽세를 뛰어 넘은 펜싱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데 기인하고 있다.
이들 경기장에선 '코리아'가 분명 주인공이었다. 시상대엔 태극기가 11번이나 게양됐고, 애국가도 그만큼 울려 퍼졌다. 관중은 태극기를 손에 들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마치 런던을 접수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런 기세는 육상 경기가 열리는 메인스타디움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 6일 새벽 올림픽 스타디움은 우사인 볼트의 100m 대회 2연패를 보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세계적인 육상선수들의 숨 막히는 열전을 지켜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연일 스타디움으로 향하고 있다. 인기 종목이라 입장권 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러낸 한국은 메인스타디움서 벌어지는 잔치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금메달 11개를 따내며 스포츠 강국을 자부하고 있지만 성화가 타오르는 메인스타디움 밖에서의 일이다.
한국 육상은 이번 런던올림픽에 마라톤, 남녀 경보(20㎞'50㎞), 여자 100m 허들, 남자 창던지기, 남녀 장대높이뛰기, 남자 세단뛰기 등에서 17명의 선수만이 참가했다. 육상에 걸린 메달(47개) 개수보다 출전 선수가 적다.
그나마도 메인스타디움을 밟는 건 5명이고, 트랙에서는 여자 100m허들의 정혜림(25'구미시청)이 유일하다.
정혜림은 6일 8명이 뛴 예선 4조에서 13초48로 7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정혜림은 "첫 올림픽 출전이라 긴장했다. 이렇게 큰 무대는 처음 경험해봤다"며 "내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의 육상은 진작부터 참가에 의의를 둔 종목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마라톤 외 경기서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한국이지만, 당분간은 세계무대서 한국선수를 볼 일이 없어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육상과 함께 불모지였던 수영은 박태환의 등장 이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이 됐다. 펜싱 역시 끊임없는 투자가 런던에서 빛을 발했다. 안 된다고, 관심이 없다고 무관심하면 하늘에서 육상 천재가 떨어지지 않는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울릴 그런 스타는 얼마나 더 기다리면 볼 수 있을까.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