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돌아온 외국인 'Buy 電車'…기관 낙폭과대주 러브콜

1,900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상승폭을 차츰 높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끄는 힘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 덕분에 지난달 26일 1,782.47이었던 코스피지수는 9일 1,940.59까지 치솟으며 열흘 만에 60포인트 가까이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다소 엇갈린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기아차, 현대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등 '전차군단'으로 집약되는 실적 성장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최근 열흘 가까이 3조원 규모의 매수세를 보였고, 그중 IT에서만 2조원 가까이 담았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기관은 LG전자,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LG, GS 등 낙폭 과대주를 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런 와중에 동시 순매수 종목이 눈길을 끈다. LG디스플레이, LG생명과학, CJ대한통운, 뷰웍스, 동국제강, 이수화학, 세종공업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됐지만 3분기에는 2천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6배로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부문의 가파른 시장점유율 상승과 실적 개선 전망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세종공업은 현대차의 중국 3공장 본격 가동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주가수익비율(PER)도 4.4배에 불과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주도 강세다. 뉴욕증시가 유로존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는 등 호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채권 매입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복귀한 버팀목은 ECB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리스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도 금융시장이 꿈쩍 않은 것은 ECB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우려가 상존한다는 게 걸림돌이다. 국내 증시 향방을 점치기 위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상황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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