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언급되면서 '대사증후군'이라는 질환은 더 이상 생소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사증후군은 비만(특히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중성지방의 상승과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심혈관질환과 관련이 높은 대사 이상이 동시에 발생한 것을 말한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 음주,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과 관련된 위험요소들이 대사증후군과 관련 있고, 생활방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청소년기나 20, 30대 청년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이라고도 한다. 2006~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보면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꼴로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라는 것.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으로 알려져
대사증후군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혈액 내에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넣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다.
이런 상태에선 인슐린이 많아도 포도당 운반이 잘 안 돼 췌장에서 계속 인슐린을 만들고, 혈액에는 필요 이상의 인슐린이 존재하게 된다. 과다한 인슐린은 혈관벽을 두껍게 해 혈압을 높이고, 지방분해를 촉진해 혈액고지혈증을 낳고, 지방성분이 내장에 저장돼 복부비만을 발생하도록 한다. 인슐린 농도는 높아도 혈당조절이 안 돼 결국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은 2배 이상, 당뇨병의 발생 위험은 4~6배나 높아져 결국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진다. 여러 위험 요소들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훨씬 커지게 된다.
◆운동과 식이요법이 최선
뚜렷한 치료법이 아직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체중을 줄이면 혈청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줄고, 혈압과 혈당도 떨어지며,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된다. 특히 비만(내장 비만)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만큼 매년 5~10%의 체중을 줄일 수 있도록 칼로리를 제한하면서 운동량을 늘리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부작용 없는 치료법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이 중요하지만 식사조절이 없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칼로리 중 5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 흰쌀밥 보다는 잡곡밥, 호밀빵, 메밀국수 등의 섬유질이 풍부한 거친 음식이 좋다.
칼로리가 높고 포화지방이나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사를 하면 혈청 콜레스테롤을 높여 결국 동맥경화성 질환 위험이 커진다. 채소는 칼로리가 낮고, 소화 후에도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 권장한다. 아울러 탄산음료를 매일 한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44%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생활 속 운동량 늘리기 좋아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가장 권장되는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걷기(1주에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나 가벼운 조깅이다. 운동할 때는 숨이 가쁘고 등에 땀이 날 정도가 가장 적절한 운동량이다. 운동 후 효과는 48시간 이상을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은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이 어렵다면 가까운 거리는 걷고, 점심 식사는 사무실에서 먼 곳을 택해 걸어가는 등 일상 생활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휴식 시간에 계속 누워있거나, TV를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도 도움이 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지현 교수는 "한 가지 약제로 대사증후군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는 없고 항고혈압약제, 항당뇨병약제, 지질개선제 등으로 개별 질환을 치료한다"며 "일단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적극적인 생활개선을 통해 위험수치를 낮추고, 적절한 약물요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복부 비만 : 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
▶혈압 :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
▶공복 혈당 : 100mg/㎗ 이상
▶중성지방 : 150mg/㎗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 : 남성 40mg/㎗ 미만, 여성 50mg/㎗ 미만
* 5가지 지표 중 3가지 이상을 갖고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지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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