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적 혼인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1만 명에 육박했다. 출생아 100명 중 2.1명이 혼외(婚外) 출산이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전년보다 3.3%(320명) 늘어난 9천959명이다. 해당 통계를 낸 1981년 이래 가장 많았다. 9년째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올해는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혼외 출생아는 1989년 5천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해 1994년 9천 명을 웃돌기도 했으나 1997년에는 4천196명까지 줄었다. 2000년 이후에는 다시 5천 명을 계속 웃돌았고 2003년부터는 매년 늘었다.
전문가들은 혼외 출산에 대한 사회인식의 변화와 불법 낙태를 줄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혼외 출산은 미혼모가 대다수지만 동거 출산도 일부 늘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간 전체 출생아에서 혼외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추세적으로 높아졌다.
역대 최저였던 1997년 0.63%에서 2002년 1%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7~2010년 1.58%, 1.80%, 1.95%, 2.05%에 이어 작년에는 2.11%로 올라섰다.
혼외 출생아 증가 흐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뚜렷하게 보인다. 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1980년 11% 수준에서 2009년 36.3%로 높아졌다.
2009년 기준으로 프랑스(52.6%), 스웨덴(54.7%), 멕시코(55.1%), 아이슬란드(64.1%) 등은 출생아의 절반 이상이 혼외 출산이었다. 스페인(31.7%), 독일(32.1%), 미국(2007년 38.5%) 등이 30%대, 네덜란드(41.2%), 영국(45.4%) 등이 40%대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제일 낮았고 일본(2007년 2.0%)이 그다음이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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